숲노래 살림말


헤아리는 : 헤아려 주는, 즐거이 읽어 주는, 그 마음과 손길과 눈빛에, 어린이랑 어깨동무하며 이웃하고 손잡는 사랑이 넉넉히 흐르리라 생각한다. 내가 쓴 책을 기꺼이 장만해서 읽고 나누며 둘레에 알리는 이웃님도, 다른 분이 쓴 책을 스스럼없이 마련해서 읽고 새기며 널리 알리는 동무님도, 모두 서로서로 헤아리는 착하며 참답고 아름다운 눈썰미이자 마음밭이지 싶다. 그저 책을 좋아하여 혼자 숱한 책을 모조리 읽어대기만 하던 때에는 이러한 살림길을 몰랐다. 나 스스로 글을 여미어 책을 써내어 여러 글님이며 글벗을 이웃으로 만나고부터 ‘책 짓는 손길’을 더 헤아릴 수 있더라. 모든 사람이 저마다 스스로 책 몇 자락씩 써낸다면, 저마다 다른 자리에서 저마다 다른 살림빛을 책 하나로 여미어 꾸준히 선보이고, 이렇게 선보이는 다 다른 살림노래를 오순도순 나누어 본다면, 책마을은 저절로 깊고 넓으며 곱게 나아가겠지. 책짓는 손이 늘면 책읽는 손도 시나브로 늘어난다. 2020.12.3.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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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살림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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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가면 : 아무리 훌륭하거나 우러르는 분이 있어도 그분이 쓰듯 글을 쓰면, 그분이 찍듯 빛꽃(사진)을 하면, 그분이 그리듯 그림을 그리면, 스스로 발돋움할 길이 없는 줄 그들 스스로 모르는구나 싶다. 왜 따라가야 할까? 스스로 가면 된다. 같은 길을 가더라도 따라가는 길이 아닌 스스로 가는 길이면 되는데, 왜 자꾸 누구를 우러르거나 따라가려고 들까? 그렇게 하면 ‘제자’란 이름이 붙어서인가? 그 따위 이름은 집어치우고 ‘제길’을 가야 할 텐데. 1999.12.6.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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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별은 하나? : ‘네이버 번역기’가 있어서, 짤막하게 쓴 글자락을 세 나라 말로 걸쳤다. 어디에? ‘나이키 일본 광고’ 유튜브 그림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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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G02u6sN_sRc&lc=UgxSjVF5joJrNw7hALR4AaABAg.9GkLUAvEmBS9GkQm7-ns4n&feature=em-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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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일본 사회에서, 기업이 이런 광고를 낼 만큼 조금은 발돋움한 셈일지도, 또는 기업조차 이런 광고에 담을 만큼 아직 일본 사회가 제대로 발돋움하지 않았다는 셈일지도. 예전에만 차별이 있었다고 여긴다면 역사 공부를 안 한 셈. 이웃나라하고 어깨동무를 하고 싶다면, 아직도 일본 스스로 씻어내지 못한 잘잘못을 제대로 씻어내자는 마음이 되어야 아름답겠지. 이 광고가 거북하다면, 그대 마음에 아직 '이웃나라를 차별하는 마음이 있다'는 뜻.


Now, in Japanese society, companies may have stepped up to the point of putting up such advertisements, or even companies may have not yet been able to put up such advertisements. If you think there was discrimination only in the past, you didn't study history. If you want to work shoulder to shoulder with the neighboring country, you must be willing to clean up the wrongs that Japan has not cleaned itself up yet. If this advertisement is uncomfortable, it means 'I still have a mind to discriminate against my neighbor' in your mind.


これからは日本社?で、企業がこのような?告を出すほど少しは成長したのかもしれないし、または企業さえこのような?告に載せるほどまだ日本社?がまともに成長していないということなのかも知れない。 以前だけ差別があったと考えるなら、?史の勉?をしなかったことになる。 隣?と肩を組みたいなら、まだ日本が洗い流していない過ちをきちんと洗い流そうという?持ちになってこそ美しいだろう。 この?告が?になるとしたら、あなたの心にまだ「隣?を差別する?持ちがある」という意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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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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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다 : 모든 사랑은 사랑을 편 사람한테 돌아간다. 모든 막짓은 막짓을 편 사람한테 돌아간다. 사랑을 심었으니 사랑이 돌아온다. 막짓을 심었으니 막짓이 돌아온다. 사랑이란 ‘끼리질’도 ‘주례사 서평’도 ‘제 식구 감싸기’도 아니다. 끼리질이나 주례사 서평이나 제 식구 감싸기를 ‘사랑이란 이름’을 내세워서 하더라도, 조금도 사랑이 아닌 끼리질이나 주례사 서평이나 제 식구 감싸기일 뿐이니, 이런 모습으로 그대한테 돌아간다. 생각해야 한다. 스스로 참사랑이 되려는가? 스스로 참빛이 되려는가? 스스로 참넋이 되는 참사람으로서 참글을 쓰고 참말을 하면서 참삶을 지으려는가? 1994.5.7.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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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5월 무렵, 꽤나 재미난(?) 일을 겪으며 이러한 생각을 아로새겼고, 이 생각은 2020년 11월이 되어도 매한가지이다. 우리는 왜 스스로 ‘심은 대로 거둔다’는 옛말을 자꾸 잊을까? 언제나 ‘무슨무슨 빠’가 되면 스스로 망가진다. ‘빠’가 아닌 ‘사랑이’가 되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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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민, 2012년 올해책, 현각, 풀소유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쓰느라 온갖 책을 다 읽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 쓰레기책’으로 보이는 책은 차마 읽지 못한다. 우리말꽃은 왼켠도 오른켠도 아니요, 가난이나 가멸이를 가릴 까닭은 없지만, 겉치레나 겉발림으로 돈벌이·이름팔이·힘꾼에 치우친 이들이 허울좋게 내놓은 책까지 읽고 싶지는 않다. 그런 책이 아니어도 읽고픈 책이 어마어마하게 많으며, 우리말꽃에 이바지하도록 보기글이나 낱말을 얻을 책은 수두룩하다.


2020년 11월 15일, ‘그동안 잘나가던 혜민’이란 중을 놓고서 말이 불거지지 싶다. 첫단추는 ‘현각’ 스님이 꿰었지 싶다. 한동안 잊고 지낸 이름이 떠올랐다. 현각 스님이 써낸 《만행》이란 책이 있는데, 펴낸곳에서 너무 장삿속이 드러나게 사진을 찍고 꾸며서 하나도 안 내켰고, 안 쳐다보았다.


1999년 그때에 둘레에서 나더러 “아니 그 좋은 책을 자네는 왜 안 읽나?” 하고 묻기에 “펴낸곳(출판사) 돈셈이 너무 속보여서 거들떠보고 싶지 않아요. 그 책이 아니어도 아름책은 많으니 어르신은 그냥 그 책 보셔요.” 하고 심드렁히, 아니 좀 짜증을 내며 대꾸했다. 현각 스님 책을 왜 안 읽느냐고 묻는 데에서 안 그치고 “내가 사줄게, 사줄 테니 읽어 봐.” 하고 묻는 이웃님도 많았다. “펴낸곳을 조그마한 데로 옮기면 생각해 볼게요. 책낯에서 얼굴을 빼고, 아주 수수하고 작게 꾸미면 읽을게요. 이렇게 돈을 밝히는 펴낸곳에 조금도 제 손길을 보태고 싶지 않아요.” 하고 대꾸했다. 오래도록 이런 실랑이로 꽤 힘들었다.


이러다가 현각 스님 책은 판이 끊어졌다는 말을 들었다. 이러고 잊었다. 2012년에 올해책으로 뽑히기도 한 ‘혜민 중’ 책을 놓고도 둘레에서 마치 치근덕거리듯 읽으라고 하는 사람이 많았고, 책집마실을 하면 으레 보여서 거북했다. 척 보아도 장사꾼 냄새가 나지 않는가? 장사꾼이 나쁘다는 말이 아니라, 뒷주머니를 꿰차는 돈벌레 냄새가 나지 않는가? ‘벌레’가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돈에 미친 사람들이 ‘벌레’란 이름이 얕보이도록 막짓을 일삼지 않는가?


저런 책을 사읽는 사람 마음을 알고 싶지 않을 뿐더러, 저런 책을 올해책으로 뽑는 누리책집(인터넷서점)이나 글꾼(기자·전문가·지식인·학자·문인)이 모두 쓰레기로 보였다. 그렇게 올해책으로 삼을 책이 없던가? 나는 현각 스님이 쓴 책을 1999년 어느 날 헌책집에서 서서 읽고 다시 꽂았다. 1999년 그무렵 현각 스님 책을 읽으며 ‘이분, 아무래도 우리나라를 사랑하려고 할 듯하지만 마음이 크게 다쳐서 떠나겠는걸?’ 하고 느꼈다.


2020년 비로소 사람들한테 민낯이 드러난 혜민 중을 놓고는 ‘이놈, 아무래도 이제 돈벌이가 막힐 듯한데 슬슬 짐을 꾸려서 몇 해쯤 숨어살아야 하겠는걸?’ 하고 느낀다. 돈을 벌거나 이름을 얻거나 힘을 누린대서 잘못이 될 턱이 없다. 돈·이름·힘으로 숲을 가꾸고 스스로 숲이 되면서, 헤매고 아픈 이웃을 숲으로 이끌어서 푸른숨결로 노래하고 춤추는 길을 함께 나아가면 된다.


혜민 중을 놓고서 ‘풀소유’를 한다고 비아냥거리는 분이 많은데, 부디 ‘full’이 아닌 ‘풀꽃나무’를 건사하기를 빈다. 잿빛덩어리 서울에서 떠나, 부탄이나 네팔 같은 깊디깊은 멧자락에 ‘숲절(산사)’을 지어서 조용히 참살길을 읊으시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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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5.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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