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살림말


헤아리는 : 헤아려 주는, 즐거이 읽어 주는, 그 마음과 손길과 눈빛에, 어린이랑 어깨동무하며 이웃하고 손잡는 사랑이 넉넉히 흐르리라 생각한다. 내가 쓴 책을 기꺼이 장만해서 읽고 나누며 둘레에 알리는 이웃님도, 다른 분이 쓴 책을 스스럼없이 마련해서 읽고 새기며 널리 알리는 동무님도, 모두 서로서로 헤아리는 착하며 참답고 아름다운 눈썰미이자 마음밭이지 싶다. 그저 책을 좋아하여 혼자 숱한 책을 모조리 읽어대기만 하던 때에는 이러한 살림길을 몰랐다. 나 스스로 글을 여미어 책을 써내어 여러 글님이며 글벗을 이웃으로 만나고부터 ‘책 짓는 손길’을 더 헤아릴 수 있더라. 모든 사람이 저마다 스스로 책 몇 자락씩 써낸다면, 저마다 다른 자리에서 저마다 다른 살림빛을 책 하나로 여미어 꾸준히 선보이고, 이렇게 선보이는 다 다른 살림노래를 오순도순 나누어 본다면, 책마을은 저절로 깊고 넓으며 곱게 나아가겠지. 책짓는 손이 늘면 책읽는 손도 시나브로 늘어난다. 2020.12.3. 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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