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책 162] 몸빛



  포근히 어루만지면서

  보드라이 안을 때

  맑게 빛나는 몸.



  바라보는 대로 이룬다고 느낍니다. 아무렇게나 바라보면 내 넋은 아무렇게나 흔들리고, 사랑스레 바라보면 내 넋은 사랑스레 거듭난다고 느낍니다. 즐겁게 바라볼 적에 즐겁게 다시 태어나는 넋이고, 꾀죄죄하게 바라보면 그야말로 꾀죄죄하게 주눅이 드는 넋이지 싶어요. 우리 몸도 똑같아요.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거나 마주하는가에 따라 튼튼한지 안 튼튼한지 씩씩한지 안 씩씩한지 달라지지 싶습니다. 4347.9.1.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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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61] 얼굴



  빙긋 웃으니

  웃음 어린 마음이

  온 얼굴에 가득.



  내 얼굴을 웃음으로 가득하도록 가꿀 수 있습니다. 내 얼굴을 슬픔으로 넘치도록 바꿀 수 있습니다. 내 얼굴을 사랑으로 빛나도록 돌볼 수 있습니다. 내 얼굴을 미움이 들어차도록 깎아내릴 수 있습니다. 어떻게 할 때에 스스로 즐거운 삶이 될까요. 우리는 내 얼굴을 어떻게 다스릴 적에 스스로 아름다운 하루가 될까요. 4347.8.30.흙.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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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60] 칠월



  참말 무더운 칠월에는

  아주 시원한 소나기와 뭉게구름

  여기에 수박 익는 냄새



  유월이 저물고 칠월이 다가오면 후끈후끈 달아오르는 더위를 잔뜩 느낍니다. 그렇지만 칠월이 되면 수박이 무르익어 곧 따먹을 수 있구나 하고 느낍니다. 더운 한여름이기에 더위를 식히는 그늘과 골짜기와 수박이 있습니다. 추운 한겨울에는 추위를 녹이는 따스한 기운이 있을 테지요. 삶을 밝히는 아름다움을 가만히 생각합니다. 4347.8.25.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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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59] 좋고 싫음



  비가 오니 푸나무 노래

  해가 뜨니 푸나무 웃음

  달이 뜨니 푸나무 단잠



  삶에 좋거나 나쁜 일은 없다고 참으로 날마다 느낍니다. 삶은 그예 삶일 뿐입니다. 이러한 이야기가 내 삶에 찾아오고, 저러한 모습이 내 삶에 드리웁니다. 숱한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지고, 온갖 모습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삶이 거듭납니다. 삶은 아름다운 빛이면서 그윽한 그림자입니다. 삶은 밝은 노래이면서 고즈넉한 단잠입니다. 삶은 씩씩하게 걷는 길이면서 서로 어깨동무를 하는 두레입니다. 4347.8.18.달.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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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읽는 책 158] 씩씩하다



  비바람이 수그러들면

  어느새 꽃대 씩씩하게 올라

  옅은보라 맥문동꽃 방긋방긋.



  무시무시하다는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면 나무도 흔들리고 풀도 눕습니다. 그러나 비바람이 잦아들면 나무는 다시 반듯하게 서며, 풀은 새삼스럽게 우뚝 섭니다. 비바람에 쓰러진 풀도 있으나, 비바람에 아랑곳하지 않는 풀이 아주 많아요. 모두 더없이 씩씩합니다. 풀포기 하나는 아주 가늘고 여리며 가볍습니다. 작고 앙증맞은 뿌리가 땅밑에 살짝 박혔을 뿐이라 할 테지만, 비바람에 아랑곳하지 않아요. 한 사람은 지구별로 보자면 아주 조그맣고 여린 목숨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저마다 씩씩하게 삶을 가꿉니다. 날마다 새 아침을 맞이합니다. 언제나 새 노래를 부릅니다. 씩씩하기에 튼튼하고, 튼튼하면서 아름다운 하루입니다. 4347.8.13.물.ㅎㄲㅅㄱ


(최종규 .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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