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아름다운 책



  가만히 들여다보면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으면 아름다운 책이다. 아이한테 물려주면서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수 있으면 아름다운 책이다. 아이가 기쁘게 보면서 어버이를 불러 “여기 봐요, 참 아름다워요.” 하고 외칠 수 있으면 아름다운 책이다. 이웃과 동무한테 빙그레 웃음지으며 선물할 수 있으면 아름다운 책이다.


  내 마음을 아름답게 가꾸는 길에서 벗님으로 삼으려고 고르는 책이니 아름답다. 이 아름다운 책을 아이와 함께 누릴 수 있으니 하루가 아름답다. 어버이가 고이 물려주는 책을 신나게 읽으면서 웃는 아이가 아름답다. 따사로운 기운이 흐르면서 푸른 숨결이 자라고 파란 바람이 넘실거리는 보금자리가 아름답다. 4348.4.7.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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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바보짓



  ‘가난’을 높이 섬기는, 이른바 찬양하는 책이 꽤 많다. 가난해야 아름답거나 사랑스러울 수 있다고 외치는, 이른바 찬미하는 책이 참 많다. 그러나, 나는 이런 책이 하나도 안 옳다고 느꼈다. 이런 책에서 쓰는 ‘가난’이라는 낱말은 알맞지 않다고 느꼈다.


  가난을 외치는 이들 가운데 누가 가난하게 사는가? 아무도 가난하게 안 산다. 가난을 외치는 이들은 무슨 생각일까? 이들은 우리가 참말 가난하기를 바라면서 글을 쓰고 소리 높여 외친다. 그러면, 가난을 높이 섬기거나 노래하는 이들은 어떤 뜻으로 우리한테 가난하라고 외칠까?


  우리가 가난해야 저들이 부자나 권력자가 된다. 우리가 가난만 생각하면서 오직 가난이라는 수렁에 빠져야 저들이 부자와 권력자가 되어 우리를 종(노예)으로 부릴 수 있다.


  가난은 바보짓이다. 왜 그런가 하면, 가난해서는 아무것도 못 하기 때문이다. 생각해 보라. 손에 100원을 쥐어도 가난한 사람은, 손에 100억 원을 쥐어도 가난하다. 손에 100원을 쥐어도 넉넉한 사람은, 손에 100억 원을 쥐어도 넉넉하다. 가난하고 자시고는 대수롭지 않다. 우리는 언제나 ‘넉넉한 삶’을 짓고 누려서 나누어야 한다. 왜냐하면, 언제나 넉넉한 삶이면서 넉넉한 넋이 되고 넉넉한 말을 펼칠 수 있으면, 우리 주머니에 100억 원이 있든 100원이 있든 늘 넉넉하다.


  우리가 ‘가난한 삶’이라는 굴레에 빠져들어 허덕인다면, 우리 주머니에 100원이 아닌 100억 원이 있어도 언제나 가난한 나머지, 이웃이나 동무 주머니에 있는 100원뿐 아니라 100억 원을 모두 훔치려 든다. 그런데, 이렇게 훔치고 빼앗아도 언제나 가난하니까 자꾸 빼앗고 또 빼앗으려 한다.


  참말 제대로 생각하면서 보아야 한다. 사랑을 생각하는 사람이 사랑을 찾는다. 꿈을 생각하는 사람이 꿈을 찾는다. 넉넉함을 생각하는 사람이 넉넉함을 찾는다. 우리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길을 생각해야 한다. 아름다움을 찾고 싶다면 아름다움을 생각해야 한다. 왜 가난을 생각하는가? 가난을 생각하니 그저 가난이라는 굴레에 갇힌다. 사랑스러움을 찾고 싶다면 사랑스러움을 생각해야 한다. 왜 자꾸 가난을 생각하거나 찾는가? 가난만 생각하고 외치니까 우리는 늘 가난이라는 수렁에 발목이 잠겨서 빠져나올 수 없다.


  우리가 가난하기를 바라는 이들은 돈과 권력을 모도 거머쥐면서 우리를 바보로 내몰려고 한다. 우리는 가난해야 할 까닭이 없다. 우리는 가난으로 갈 까닭이 없다. 우리는 100원을 쥐든 100억 원을 쥐든 늘 넉넉하면서 아름답고 사랑스레 살아야 한다. 우리는 100원을 쥐었어도 이웃과 100원을 나눌 줄 알며, 100억 원을 쥐었어도 동무와 100억 원을 나눌 줄 아는 착하고 참다운 사람으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야 한다. 가난을 노래하는 책은 모두 거짓부렁이다. 거짓부렁 책은 모두 불살라서 재로 바꾸어 흙에 거름으로 뿌려 주어야 한다. 4348.3.25.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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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없던 때에 책과 글



  인터넷이 없던 때에는 사람들이 글을 어떻게 썼고 책을 어떻게 냈을까 헤아려 본다. 모두 똑같지는 않으리라 느낀다. 옛날과 오늘이 아주 다르지 않으면서 아주 같지도 않으나, 한결같이 흐르는 한 가지는 있다고 느낀다.


  내가 느끼기로, 인터넷이 없던 때에는 사람들이 저마다 글을 마음으로 써서 마음으로 읽었다. 인터넷이 없던 때에는 사람들이 누구나 책을 마음으로 쓰고 엮어서 마음으로 사서 읽었다. 인터넷이 없던 때에는 사람들이 다 같이 이야기를 마음으로 펼쳐서 들려주고 마음으로 이야기를 받아들여 삭였다.


  인터넷이 널리 퍼진 오늘날에도 마음으로 글을 쓰는 사람과 마음으로 글을 읽는 사람이 있다. 오늘날에도 마음으로 글을 써서 책을 엮는 사람이 있으며, 마음으로 책을 사서 읽는 사람이 있다. 언제 어디에서나 마음으로 이야기를 펼쳐서 들려주는 사람이 있으며, 사랑이 가득한 마음으로 이야기를 귀여겨듣고 빙그레 웃는 사람이 있다. 4348.3.19.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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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는 책을 ‘읽을 마음’이 있는가



  배울 마음이 없는 사람은 배울 수 없습니다. 참으로 그렇습니다. 배울 마음이 있는 사람은 배울 수 있습니다. 참말로 이와 같습니다. 눈을 뜨고 싶다면 눈을 뜰 수 있습니다. 눈을 감고 싶다면 눈을 감을 수 있습니다. 언제나 내가 스스로 생각해서 모든 일을 합니다. 언제나 내가 스스로 생각을 기울여서 내 길을 걷습니다.


  남이 나를 가르치지 못합니다. 내가 나를 가르칩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남들이 내 앞에서 멋진 강의와 강연을 베풀어도 ‘나 스스로 들어서 배울 마음’을 끌어내야 비로소 배우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나를 가르치는 사람은 언제나 나일 뿐입니다. 수많은 스승이나 멋진 길잡이나 훌륭한 이슬떨이는 내 곁에서 이 길을 함께 걷는 사람일 뿐입니다. 이들이 나를 가르치지 않습니다. 나는 내가 스스로 나를 가르치려고 이들을 불러서 함께 이 길을 걷습니다.


  남이 나를 살리지 못합니다. 내가 나를 살립니다. 왜냐하면, 아무리 내 머리에 ‘산소마스크’를 씌워 주어도, 내 마음이 움직여서 내 몸이 숨을 쉬도록 말을 걸지 않으면, 나는 숨을 못 쉬고 죽습니다. 내가 살려면 내가 스스로 기운을 내어 숨을 쉬고 밥을 먹어야 합니다.


  배우려는 사람은 늘 스스로 배웁니다. 살려는 사람은 늘 스스로 삽니다. 책을 읽으려는 사람은 늘 스스로 책을 읽습니다. 돈을 벌려는 사람은 늘 스스로 돈을 법니다. 삶을 지으려는 사람은 늘 스스로 삶을 짓습니다. 4348.2.26.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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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책



  아름다운 이야기는 늘 이곳에 있습니다. 아름다운 이야기는 저곳에 있지 않아요. 아름다운 이야기는 바로 이곳에 있습니다. ‘내가 있는 이곳’과 ‘네가 있는 이곳’에 있습니다. 내가 바라보기에 ‘네가 있는 이곳’은 ‘저곳’일 수 있지만, 우리는 저마다 ‘이곳’에서 아름다운 이야기를 누립니다.


  삶이 즐거우면 언제나 아름다운 이야기가 흐른다고 느껴요. 삶이 즐겁기에 언제나 아름다운 이야기가 흐른다고 느껴요. 삶이 즐겁지 않다면 안 즐거우니까 안 아름다울 테지요. 즐거움이 없는 곳에는 아름다움이 없으니까요.


  노래하는 사람이 즐겁습니다. 노래하는 사람이 즐거우니 아름답습니다. 노래하지 않는 사람은 안 즐겁습니다. 노래하지 않는 사람은 안 즐거우니 안 아름답습니다. 구성지거나 멋들어지게 뽑는 목소리려야 아름다운 노래가 아닙니다. 스스로 즐거움을 길어올려서 부르는 노래일 때에 아름답습니다.


  책 하나가 아름답습니다. 즐겁게 노래하는 마음으로 쓴 글을 엮은 책 하나가 아름답습니다. 아름다운 책을 쓴 이웃을 알아서 즐겁고, 이 아름다운 책을 읽으면서 내 하루를 즐겁게 열 수 있기에 나한테도 아름다운 노래가 흘러서 더없이 기쁘게 서로 어깨동무를 합니다. 4348.2.24.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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