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3.18.
《꼴뚜기는 왜 어물전 망신을 시켰을까?》
정인수 글·최선혜 그림, 분홍고래, 2018.2.25.
어린이 인문책을 읽는 어른으로 살아가며, 어른 인문책하고는 사뭇 다른 이야기를 새롭게 배운다. 어른 인문책은 거의 모두 학문으로 다가선다면, 어린이 인문책은 이 땅에서 지구라는 별을 가슴에 품고 살아갈 어린이가 무엇을 찬찬히 헤아리며 제대로 알 적에 슬기롭고 사랑스러운 사람으로 설 만한가를 들려준다. 더구나 이런 이야기를 쉽게 풀어야 하기에, 말하는 눈높이를 새삼스레 돌아볼 수 있는데, 이밖에도 오늘 어른으로 살아가는 내가 무엇을 얼마나 모르거나 아는가를 가만히 되새긴다. 《꼴뚜기는 왜 어물전 망신을 시켰을까?》를 쓴 분은 처음에 시골 닷새저자를 거의 몰랐다고 한다. 저잣거리에서 쓰는 오랜 말도 마땅히 몰랐을 테지. 그렇지만 서울을 떠나 곡성이란 시골에서 살며 저잣거리를 드나드는 동안 새롭게 저잣말을 익히고 저잣살림을 헤아렸단다. 이러면서 책까지 한 권 써낸다. 오늘을 살아가는 어린이한테 들려주는 옛살림 이야기책이면서, 글쓴이 스스로 이제껏 잊거나 잃은 채 살던 이웃살림 이야기책이기도 하다. 즐겁게 읽는다. 오늘이 일요일이던가. 고흥 읍내에 가 보면 숯불에 물고기를 구워서 판다. 고흥에는 오징어는 없고 갑오징어만 있는데 숯불구이 갑오징어를 저잣마당에서 장만해서 저녁을 차리고 싶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