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3.13.


《드래곤볼 슈퍼 4》

토리야마 아키라 글·토요타로 그림/유유리 옮김, 서울문화사, 2018.3.15.



  오늘은 마을 빨래터에 낀 물이끼를 걷으러 가야겠다고 아침에 생각하다가, 우리 집안부터 치우고 가야 할 노릇이라고 느낀다. 고운 봄볕을 누리도록 잠자리 나무깔개하고 이불을 마당에 내놓는다. 피아노방 나무깔개도 걷어서 내놓고 쓸고 닦는다. 두 아이 모두 야무진 살림이가 되어 준다. 쓸고 닦다가 새삼스레 깨닫는다. 이 아이들은 어버이가 바라는 대로 얼마든지 눈부시게 거듭난다. 그리고 어버이인 나도 스스로 꿈꾸는 대로 얼마든지 새롭게 피어난다. “자, 자, 내가 얼마나 쓸고 닦기를 잘하는지 보라구” 하는 마음이 된다. 이 마음대로 “자, 자, 내가 얼마나 밥을 잘 짓는지 보라구” 하는 마음이 되는데, 머잖아 “자, 자, 내가 얼마나 집을 잘 짓는지 보라구”로 거듭나고 싶다. 집안이며 빨래터를 다 치우고, 아이들하고 놀고, 무청시래기나물하고 무말랭이나물을 마친다. 아침부터 기나긴 하루를 마무르며 비로소 《드래곤볼 슈퍼》 넷째 권을 손에 쥔다. 저녁밥상을 물리고서야 홀가분히 만화책을 두 번쯤 읽는다. 한 번 읽고 아쉬워 처음부터 다시 보는데, 한 번 더, 그러니까 앉은자리서 세 번 읽는다. 우주를 우주스럽게 그리는 이 만화에 깃든 뜻을 우리 아이들한테 어떻게 걸러서 들려주면 좋을까 하고 생각에 잠긴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