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고 싶은 말
[오락가락 국어사전 5] ‘찾기’로 고쳐쓰라지만
한국말사전을 살피다 보면 어느 말로 고쳐쓰라는 풀이가 있으면서도 정작 이 어느 말은 올림말로 없기 일쑤입니다. 한자말은 빠짐없이 올림말로 있으나 한국말은 올림말로 잘 안 올리더군요. 한국말사전이 외려 한국말을 얕보거나 멀리하는 얼거리인 셈입니다. 이런 얼거리는 앞으로 찬찬히 바로잡거나 손질해야겠습니다.
검색(檢索) : 1. 범죄나 사건을 밝히기 위한 단서나 증거를 찾기 위하여 살펴 조사함 2. 책이나 컴퓨터에서, 목적에 따라 필요한 자료들을 찾아내는 일. ‘검사’, ‘찾기’로 순화
찾기 : x
검사(檢査) : 사실이나 일의 상태 또는 물질의 구성 성분 따위를 조사하여 옳고 그름과 낫고 못함을 판단하는 일
조사하다(調査--) : 사물의 내용을 명확히 알기 위하여 자세히 살펴보거나 찾아보다
‘검사’나 ‘찾기’로 고쳐쓸 ‘검색’이라지만, 정작 사전에 ‘찾기’는 없습니다. ‘검사’는 ‘조사’하는 일이라 하고, ‘조사’는 ‘살펴보다’나 ‘찾아보다’를 가리킨다지요. 그렇다면 ‘검색·검사·조사’는 모두 ‘찾다·찾아보다·살피다·살펴보다’로 고쳐쓸 만합니다. 그리고 사전에 ‘찾기’쯤은 따로 올림말로 다루어야지 싶습니다.
대미(大尾) : 어떤 일의 맨 마지막. ‘맨 끝’으로 순화 ≒ 대단원
대단원(大團圓) : 1. = 대미(大尾) 2. [문학] 연극이나 소설 따위에서, 모든 사건을 해결하고 끝을 내는 마지막 장면
맨끝 : x
마무리 : 1. 일의 끝맺음 2. 논설문과 같은 글의 끝맺는 부분
사전에 ‘맨 끝’이 없습니다. 띄어서 적는 말이기에 없을 테지요. 그러면 ‘맨끝’쯤은 얼마든지 올림말로 삼을 만합니다. 무척 자주 쓰는 말이거든요. ‘대미·대단원’은 뜻풀이를 “→ 맨끝, 마지막”처럼 붙이기만 해도 됩니다.
글씨체(-體) : = 서체(書體)
글씨 : 1. 쓴 글자의 모양 2. = 글자 3. 글자를 쓰는 법. 또는 그런 일
글꼴 : = 서체
서체(書體) : 1. 글씨를 써 놓은 모양 ≒ 글씨체
문체(文體) : [문학] 1. 문장의 개성적 특색. 시대, 문장의 종류, 글쓴이에 따라 그 특성이 문장의 전체 또는 부분에 드러난다. ‘글투’로 순화 ≒ 글체
글체(-體) : = 문체(文體)
글투(-套) : = 문투(文套)
문투(文套) : 1. 글을 짓는 법식 2. 글에 나타나는 특징적인 버릇 ≒ 글투
-씨 : ‘태도’ 또는 ‘모양’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체(體) : 4. ‘글씨 따위에 나타나는 일정한 방식이나 격식’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투(套) : 말이나 글, 행동 따위에서 버릇처럼 일정하게 굳어진 본새나 방식
‘글꼴’을 “= 서체”로 풀이하는 모습은 알맞지 않습니다. “서체 → 글꼴”처럼 풀이해야 알맞지요. ‘글씨체’는 겹말이니 ‘글씨’나 ‘글꼴’ 가운데 하나로 손질하도록 알려주어야겠습니다. 이밖에 사전에 ‘서체·문체·문투’를 비롯한 온갖 말이 어지럽게 나오는데, ‘글씨·글꼴’로 알맞게 쓰도록 이끌어야겠다고 봅니다. ‘-체·-투’는 ‘-씨·-꼴’로 손질하면 됩니다.
몸짓 : 몸을 놀리는 모양
몸짓말 : [언어] = 몸짓 언어
몸짓언어(-言語) : 음성 언어나 문자 언어에 의하지 않고 몸짓이나 손짓, 표정 등 신체의 동작으로 의사나 감정을 표현·전달하는 행위 ≒ 몸짓말·보디랭귀지
보디랭귀지(body language) : [언어] = 몸짓 언어
‘몸짓언어’라 하지 않아도 됩니다. ‘몸짓말’이면 넉넉합니다. ‘보디랭귀지’를 풀이할 적에 “= 몸짓 언어”처럼 적으나, “→ 몸짓말”로 손질해야겠습니다.
차례(次例) : 1. 순서 있게 구분하여 벌여 나가는 관계
순서(順序) : 1. 정하여진 기준에서 말하는 전후, 좌우, 상하 따위의 차례 관계 2. 무슨 일을 행하거나 무슨 일이 이루어지는 차례
열(列) : 1. 사람이나 물건이 죽 벌여 늘어선 줄 2. 사람이나 물건이 죽 벌여 늘어선 줄을 세는 단위
열짓다 : x
줄짓다 : 1. 줄을 이루다 2. 어떤 일이 끊이지 아니하고 잇따라 계속되다
사전은 ‘차례’를 ‘순서’로 풀이하고, ‘순서’는 ‘차례’로 풀이합니다. 돌림풀이입니다. ‘열’은 ‘줄’을 가리킨다고 하니, ‘열 → 줄’처럼 풀이해 주면 되겠지요. 곰곰이 돌아본다면 “차례를 지키셔요”나 “순서를 맞추셔요”는 “줄을 지키셔요”나 “줄을 맞추셔요”로 손볼 만합니다. ‘줄짓다·줄짓기’로 손볼 수 있을 테고요. 책에서 줄거리를 벌인 모습은 ‘벼리’로 손볼 수 있습니다.
압지(押紙/壓紙) : 잉크나 먹물 따위로 쓴 것이 번지거나 묻어나지 아니하도록 위에서 눌러 물기를 빨아들이는 종이 ≒ 빨종이·흡묵지
빨종이 : = 압지(押紙)
흡묵지(吸墨紙) : = 압지(押紙)
누름종이 : x
물을 빨아들이는 종이를 한자로 ‘압지’라 한다는데, 한국말 ‘빨종이’도 있어요. ‘빨종이’를 쓰면 됩니다. 또는 ‘눌러’서 빨아들이는 모습을 살려서 ‘누름종이’라 해 보아도 되겠지요.
양어깨(兩-) : 양쪽의 두 어깨 ≒ 양견(兩肩)
두어깨 : x
한자 ‘양(兩)’을 붙이면 한 낱말 ‘양어깨’로 삼으나, 한국말 ‘두’를 붙이면 한 낱말이 안 되는 사전 얼거리입니다. 어딘가 알쏭달쏭하지요. 사전에는 ‘양다리(兩-)’도 올림말이고, ‘두다리’는 올림말이 아닙니다. 뭔가 아리송합니다. 한국말은 왜 올림말로 안 삼을까요?
대파(大-) : 파의 하나. 잎의 수가 많은 계통의 것을 연화법으로 재배한 것이다
대-(大) : ‘큰, 위대한, 훌륭한, 범위가 넓은’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왕파(王-) : 굵은 파
굵은파 : x
큰파 : x
큰- : x
실파 : [식물] 몸이 가느다란 파 ≒ 사총·세총
사총(絲?) : [식물] = 실파
세총(細蔥) : [식물] = 실파
파가 크다면 ‘큰파’입니다. 파가 굵다면 ‘굵은파’인데 ‘굵파’처럼 써 볼 수 있을까요? 사전에는 ‘큰파’도 ‘굵은파’도 없이 ‘대파·왕파’만 있습니다. 더욱이 ‘실파’를 나타낸다는 한자말 ‘사총·세총’을 실으니 어지럽습니다. ‘사총·세총’을 누가 쓸까요?
장애물(障碍物) : 1. 가로막아서 거치적거리게 하는 사물 2. [군사] 전투를 지연시키거나 구속하는 자연적이거나 인공적인 지형지물. 강, 하천, 호수, 험한 산, 깊은 골짜기, 습지대, 철조망, 인공 낙석, 건물 따위가 될 수 있다
걸림돌 : 1. 길을 걸을 때 걸려 방해가 되는 돌 2. 일을 해 나가는 데에 걸리거나 막히는 장애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거치적거리게 하는 돌이란 ‘걸림돌’입니다. ‘장애물’은 “→ 걸림돌”로 고쳐쓰도록 이끌어야지 싶습니다. ‘걸림돌’을 바탕으로 ‘막음돌’을 써 볼 만하지요. ‘디딤돌·징검돌’처럼 ‘이음돌’을 쓸 수 있고요.
발음(發音) : [언어] 음성을 냄. 또는 그 음성 ≒ 소리내기
소리내기 : [언어] = 발음(發音)
소리를 낼 적에는 ‘소리내기’라 하면 될 텐데, 사전은 ‘소리내기’를 얄궂게 다룹니다. ‘발음’을 “→ 소리내기”로 다루면서, 한국말을 한국말답게 잘 쓰도록 이끌어 주어야겠습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