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기 2018.1.18.
《화살표 민물고기 도감》
송호복 글·사진, 자연과생태, 2017.11.13.
토요일에 춘천에서 이야기꽃을 펴기로 했다. 새벽 일찍 길을 나서려 한다. 오늘 할 일을 마치려고 집안을 한바탕 쓸고 닦았다. 이불도 빨고, 마을 앞 빨래터에 가서 물이끼를 걷은 뒤, 아이들 스스로 저희 신을 빨도록 맡겼다. 작은아이는 아직 신빨래가 익숙하지 않아 내가 마저 빨아 준다. 집으로 돌아와서 쓸고 닦기를 더 할 즈음 두 아이는 웬일로 낮잠을 자겠노라 한다. 한바탕 쓸고 닦고 치우느라 힘들었나 보네. 빨래터에서 물이끼를 다 걷고 발을 말리면서 읽으려고 《화살표 민물고기 도감》을 챙겼지만 한 쪽조차 못 읽었다. 아무래도 이튿날 춘천마실을 하는 길에 읽어야지 싶다. 저녁을 차린다. 큰아이더러 달걀을 부쳐 보라 이른다. 오늘은 부침판을 안 태우기를 바랐으나, 소시지도 구워 본다고 하기에 해 보라고 맡겼더니 소시지도 부침판도 태운다. 까맣게 탄 부침판에 이엠발효액을 부어서 삼십 분쯤 불리니 말끔하게 닦을 수 있네. 한겨울이 지나가면서 머잖아 봄이 오리라 느끼는데, 새봄에 골짝마실을 할 적에 어떤 민물고기를 만날 수 있을까. 다른 고장에 마실을 가며 냇가에 서면 어떤 민물고기를 마주할 수 있을까. 오늘 저녁하고 밤에도 집안일을 마저 하고서 이튿날 아침에 느긋하게 도감을 읽자.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1/20 15시, 강원 춘천 <노르웨이의 숲(굿라이프)>에서 이야기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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