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서 만나는 글쓰기



  간밤에 꿈에서 만난 사람이 나한테 꽤 길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꿈에서 이야기를 들으며 얼핏 생각한다. ‘꿈에서 듣는 이야기는 내 마음이 나한테 하는 이야기’인가, 아니면 ‘참말로 어떤 사람이 내 꿈으로 살며시 들어와서 나한테 들려주는 이야기’인가 하고. 이렇게 생각하니 나한테 이야기를 들려주던 분이 말을 끊고는 “이 봐! 기껏 네 꿈에 찾아와서 얘기를 들려주면 잘 들어야 하지 않아? 딴청 피우지 말고 내 이야기를 잘 들어!” 한다. 그래서 “네, 네, 잘못했습니다. 부디 너그러이 이야기를 이어 주셔요.” 하고 빌었다. 아침에 꿈을 깨고 일어나며 곰곰이 돌아본다. 꿈말은 무엇이었을까? 꿈에서 본 분은 “그대가 사는 땅에서 나는 죽은 몸이지만, 나는 이렇게 하늘나라에서 잘 살아. 걱정하지 마. 내 걱정은 말고 그대가 사는 곳에서 그대가 어떻게 즐겁게 사랑을 지으며 하루를 살아갈는지를 생각해. 그러면 돼.” 하고 이야기했다. 한 번쯤 만나고픈 분이었으나 정작 한 번도 만나지 못한 분이었는데, 이분이 내 꿈으로 찾아와서 들려준 이야기는 아침에 매우 큰 힘이 되었다. 그래, 남 걱정을 할 일이란 없다. 내 살림을 사랑하면 된다. 스스로 내 살림을 사랑하는 하루를 살면서 우리 이웃을 고이 바라보고 마주할 수 있으면 된다. 2018.1.4.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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