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취하다 醉


 술에 취하다 → 술에 빠지다 / 거나하다 / 알딸딸하다

 뜨거운 열기에 취하다 → 뜨거운 기운에 빠지다

 잠에 취하다 → 잠에 빠지다 / 잠에 사로잡히다

 약 기운에 취하다 → 약 기운에 빠지다 / 약 기운에 해롱대다

 꽃향기에 취해 정신이 아찔해졌다 → 꽃내음에 빠져 아찔하다

 시에 취하다 → 시에 사로잡히다 / 시에 흠뻑 젖다 / 시에 젖어들다

 분위기에 취하다 → 흐름에 젖어들다 / 흐름에 사로잡히다

 공상에 취하다 → 꿈에 빠지다 / 꿈에 젖다 / 꿈에 젖어들다

 음악에 취하다 → 노래에 빠지다 / 노래에 젖다 / 노래에 젖어들다

 승리감에 취하다 → 이겼단 생각에 젖다 / 이겼단 생각에 사로잡히다

 모두 그의 말에 취하여 → 모두 그이 말에 사로잡혀

 사람에 취하여 정신을 못 차리다 → 사람에 시달려 넋을 못 차리다


  ‘취하다(醉-)’는 “1. 어떤 기운으로 정신이 흐려지고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게 되다 2. 무엇에 마음이 쏠리어 넋을 빼앗기다 3. 사람이나 물건에 시달려 얼이 빠지다시피 되다”를 가리킨다고 해요. ‘흐려지다’라든지 ‘쏠리다’라든지 ‘시달리다’로 손볼 만합니다. ‘빠지다’나 ‘사로잡히다’나 ‘젖다·젖어들다’로 손볼 만하며, 술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는 ‘거나하다’나 ‘알뜰딸하다’나 ‘해롱대다’로 손볼 수 있습니다. 2017.12.21.나무.ㅅㄴㄹ



어른들의 밤거리를 닮은 대학 밤거리에서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것

→ 어른들 밤거리를 닮은 대학 밤거리에서 술에 절어 비틀거리는 짓

→ 어른들 밤거리를 닮은 대학 밤거리에서 거나해서 비틀거리는 짓

→ 어른들 밤거리를 닮은 대학 밤거리에서 알딸딸하여 비틀거리는 짓

《오늘 나는 대학을 그만둔다, 아니 거부한다》(김예슬, 느린걸음, 2010) 30쪽


지인들과 술을 마셨는데, 얼큰하게 취하고 나서는 옛 여자친구 이야기를 꺼냈다

→ 아는 이들과 술을 마셨는데, 얼큰해지고 나서는 옛 여자친구 이야기를 꺼냈다

→ 이웃들과 술을 마셨는데, 거나해지고 나서는 옛 여자친구 이야기를 꺼냈다

→ 이웃들과 술을 마셨는데, 술이 좀 들어가고 나서는 옛 여자친구 이야기를 꺼냈다

《언어의 온도》(이기주, 말글터, 2016) 41쪽


풍경에 취해 분주히 사진도 찍지만

→ 풍경에 사로잡혀 사진도 찍지만

→ 풍경에 빠져 사진도 찍지만

→ 풍경에 젖어 사진도 찍지만

《섬마을 산책》(노인향, 자연과생태, 2017) 157쪽


정말로 분위기에 취해 시작했습니다

→ 참말로 흐름에 젖어 일을 했습니다

→ 참으로 흐름에 이끌려 해 보았습니다

→ 그야말로 바람에 휩쓸려 처음 했습니다

《앞으로의 책방》(기타다 히로미쓰/문희언 옮김, 여름의숲, 2017) 24쪽


성공에 취해 감각이 둔해지고

→ 성공에 빠져 무뎌지고

→ 성공에 젖어들어 무뎌지고

→ 좀 된다고 해롱거려 무뎌지고

《자전거 타는 CEO》(킹 리우·여우쯔엔/오승윤 옮김, OCEO, 2017) 13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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