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구분 區分
구분을 짓다 → 갈래를 짓다
천국과 지옥으로 구분된다 → 천국과 지옥으로 가른다
문과와 이과가 구분되어 있다 → 문과와 이과가 나뉘었다
남녀의 방이 구분되어 있다 → 남녀로 방을 갈랐다
흡연석과 금연석으로 구분해 놓았다 → 흡연자리와 금연자리로 갈라 놓았다
읽을 책을 읽은 책과 구분하다 → 읽을 책을 읽은 책과 가르다
옳고 그른 일들을 구분할 줄 → 옳고 그른 일을 가를 줄
‘구분(區分)’은 “일정한 기준에 따라 전체를 몇 개로 갈라 나눔”을 가리킨다고 해요. 말뜻처럼 ‘가르다’나 ‘나누다’로 손질하면 됩니다. 그런데 ‘가르다’를 “1. 쪼개거나 나누어 따로따로 되게 하다”로 풀이하고, ‘나누다’를 “1. 하나를 둘 이상으로 가르다 2. 여러 가지가 섞인 것을 구분하여 분류하다”로 풀이하는 사전입니다. ‘구분’이란 한자말을 “갈라 나눔”으로 풀이한 대목도 얄궂지만, ‘가르다’를 ‘나누다’로 풀이하고, ‘나누다’를 ‘가르다·구분하다’로 풀이한 대목도 얄궂습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은 한자말 ‘구분’을 다섯 가지 싣습니다만 모두 털어낼 노릇입니다. 언덕이나 개똥을 따로 한자로 옮겨서 적어야 할 까닭이 있을까요? 없습니다. 2017.12.8.쇠.ㅅㄴㄹ
구분(口分) : 사람마다 똑같이 나누어 줌
구분(口分) : [역사] = 구량(口糧)
구분(丘墳) : 1. = 무덤 2. = 언덕
구분(狗糞) : = 개똥
구분(俱焚) : 한꺼번에 불에 탐
우리 말로 쓰는 소설에 꼭 남의 나라 말같이 남녀를 구분해서 ‘그’ ‘그녀’로 해야 할까
→ 우리 말로 쓰는 소설에 꼭 다른 나라 말같이 남녀를 갈라 ‘그’ ‘그녀’로 해야 할까
→ 우리 말로 쓰는 소설에 꼭 다른 나라 말같이 남녀를 나눠 ‘그’ ‘그녀’로 해야 할까
《우리 글 바로쓰기 1》(이오덕, 한길사, 1992) 213쪽
서양사진사와 동양사진사의 구분은커녕 동양사진에 대한 아무런 언급도 없는 사진사 도서는
→ 서양사진사와 동양사진가를 가르기는커녕 동양사진은 아무런 말도 없는 사진사 책은
→ 서양사진사와 동양사진가를 나누기는커녕 동양사진은 아무런 말도 없는 사진사 책은
《사진학교에서 배운 것들》(임영균, 토네이도미디어그룹, 2010) 161쪽
쪼개진 나무껍질만 봐도 참나무, 밤나무 구분할 줄 아는 사람
→ 쪼개진 나무껍질만 봐도 참나무, 밤나무 가릴 줄 아는 사람
→ 쪼개진 나무껍질만 봐도 참나무, 밤나무 가려 볼 줄 아는 사람
→ 쪼개진 나무껍질만 봐도 참나무, 밤나무 알아볼 줄 아는 사람
→ 쪼개진 나무껍질만 봐도 참나무, 밤나무 알 수 있는 사람
《수작사계, 자급자족의 즐거움》(김소연, 모요사, 2014) 91쪽
신화를 여느 이야기들과 구분 짓는 것은
→ 신화를 여느 이야기들과 갈래 짓는 틀은
→ 신화를 여느 이야기들과 가르는 잣대는
→ 신화를 여느 이야기들과 나눌 때에는
《10대와 통하는 옛이야기》(정숙영·조선영, 철수와영희, 2015) 82쪽
외양과 실제의 구분은 수세기 동안 철학자들의 화두였다
→ 겉과 속 가르기는 여러 세기 동안 철학자한테 화두였다
→ 겉과 속 나누기는 여러 세기 동안 철학자한테 이야깃감이었다
→ 겉모습과 속살 나눔은 오랫동안 철학자한테 이야깃감이었다
《진정성이라는 거짓말》(앤드류 포터/노시내 옮김, 마티, 2016) 17쪽
이러한 차이만 알아도 두 나무를 쉽게 구분할 수 있지 않은가
→ 이렇게 다른 줄만 알아도 두 나무를 쉽게 가를 수 있지 않은가
→ 이렇게 다른 줄만 알아도 두 나무를 쉽게 헤아릴 수 있지 않은가
《하루 한 식물》(마키노 도미타로/안은미 옮김, 한빛비즈, 2016) 26쪽
각각의 종을 정확하게 구분하기 쉽지 않다
→ 저마다 갈래를 또렷이 가르기가 쉽지 않다
→ 따로따로 갈래를 제대로 나누기가 쉽지 않다
《새를 기다리는 사람》(김재환, 문학동네, 2017) 26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