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본 本


 본을 따르다 → 보기를 따르다 / 고이 따르다 / 그대로 따르다

 본을 보이다 → 좋은 모습을 보이다 / 틀을 보이다

 바지의 본을 뜨다 → 바지 틀을 뜨다

 종이로 손잡이의 본을 만들었다 → 종이로 손잡이 틀을 지었다

 본이 어디십니까 → 나신 곳이 어디십니까

 나의 본은 전주이다 → 내 뿌리는 전주이다

 잃지도 않고 따지도 않고 딱 본이다 → 잃지도 따지도 않고 딱 그대로다


  ‘본(本)’은 “1. = 본보기 2. 버선이나 옷 따위를 만들 때에 쓰기 위하여 본보기로 만든 실물 크기의 물건 3. = 관향(貫鄕) 4. = 본전(本錢)”을 가리킨다고 해요. ‘본보기(本-)’는 “1. 본을 받을 만한 대상 2. 어떤 사실을 설명하거나 증명하기 위하여 내세워 보이는 대표적인 것 3. 어떤 조치를 취하기 위하여 대표로 내세워 보이는 것 4. 본을 보이기 위한 물건”이라지요. ‘본·본보기’는 돌림풀이입니다. 이리하여 ‘보기’를 찾아보면 “= 본보기”로 풀이해요. 뜬금없는 뜻풀이입니다. 찬찬히 헤아린다면 ‘본보기’나 “본을 보이다”는 겹말입니다. ‘보기’라고만 적어야 올바르고, “틀을 보이다”나 “좋은 모습을 보이다”나 “먼저 보이다”로 고쳐써야지 싶어요. 2017.11.11.흙.ㅅㄴㄹ



중국의 그림본을 그대로 옮겨 그리기보다는 우리의 모습을 대신 그리기도 하고

→ 중국 그림틀을 그대로 옮겨 그리기보다는 우리 모습을 새로 그리기도 하고

《풀과 벌레를 즐겨 그린 화가 신사임당》(조용진, 나무숲, 2000) 21쪽


200톤 규모의 빗물 저장 시설을 본보기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 200톤 크기로 빗물 갈무리터를 한번 지어서 써 봅니다

→ 200톤 크기로 빗물 갈무리터를 지어서 보기 삼아 씁니다

《지구를 살리는 빗물의 비밀》(한무영, 그물코, 2009) 86쪽


저녁식사 자리에서도 끊임없이 자녀들에게 말하는 본보기를 보였고

→ 저녁자리에서도 끊임없이 아이들한테 말하는 틀을 보였고

→ 저녁자리에서도 끊임없이 아이들한테 말하는 좋은 틀을 보였고

→ 저녁자리에서도 끊임없이 아이들한테 어떻게 말하는지를 보였고

《그림자 노동》(이반 일리치/노승영 옮김, 사월의책, 2015) 131쪽


어린이들에게 나쁜 본이 될까 봐

→ 어린이들한테 나쁜 보기가 될까 봐

→ 어린이들한테 나쁜 거울이 될까 봐

→ 어린이들한테 나쁜 모습이 될까 봐

→ 어린이들한테 나쁜 어른이 될까 봐

→ 어린이들한테 나쁜 몸짓이 될까 봐

《카이투스》(야누쉬 코르착/송순재·손성현 옮김, 북극곰, 2017) 89쪽


책을 사랑하도록 가르쳐. 가장 좋은 방법은 본을 보이는 거야

→ 책을 사랑하도록 가르쳐. 가장 좋은 길은 보기가 되면 돼

→ 책을 사랑하도록 가르쳐. 가장 좋은 길은 거울이 되면 돼

→ 책을 사랑하도록 가르쳐. 가장 좋은 길은 책사랑이 뭔지 보여줘

→ 책을 사랑하도록 가르쳐. 가장 좋은 길은 네가 먼저 하면 돼

→ 책을 사랑하도록 가르쳐. 가장 좋은 길은 네가 사랑하면 돼

→ 책을 사랑하도록 가르쳐. 가장 좋은 길은 네가 하면 돼

《엄마는 페미니스트》(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황가한 옮김, 민음사, 2017) 44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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