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필경 畢竟


 필경 구속되었으리라 → 끝내 붙잡혔으리라

 필경 오해를 할 공산이 크다 → 참말 잘못 알 수 있다

 필경엔 쫓겨날 것이다 → 마침내 쫓겨나리라


  ‘필경(畢竟)’은 “끝장에 가서는”을 가리킨다고 해요. ‘끝장’으로 손볼 수 있고, ‘끝내’나 ‘끝끝내’나 ‘마침내’로 손볼 만합니다. 때로는 ‘아마’나 ‘아무래도’나 ‘틀림없이’나 ‘참말로’나 ‘참으로’로 손봅니다. 이밖에 한국말사전은 ‘필경(筆耕)’을 “1. 붓으로 농사를 대신한다는 뜻으로, 직업으로 글이나 글씨를 씀 2. 등사 원지(原紙)에 글씨를 씀”으로 풀이하며 싣지만, 이 한자말은 털어낼 만합니다. 2017.11.9.나무.ㅅㄴㄹ



처자식을 학대하는 부분은 필경 그의 아버지를 모델로 했을 것이다

→ 곁님과 아이를 괴롭히는 대목은 아마 그이 아버지를 따라했으리라

→ 곁님과 아이를 괴롭히는 모습은 틀림없이 아버지를 따라했으리라

→ 곁님과 아이를 괴롭히는 짓은 아무래도 아버지를 그대로 따랐으리라

《물가의 요람》(유미리/김난주 옮김, 고려원, 1998) 110쪽


사람은, 필경은 흙이 될 운명을 타고 나서 그런 것일까요

→ 사람은, 끝내는 흙이 될 삶을 타고나서 그러할까요

→ 사람은, 마침내 흙이 될 길을 타고나서 그러할까요

→ 사람은, 마지막에 흙이 될 숨결을 타고나서 그러할까요

《어른의 학교》(이윤기, 민음사, 1999) 35쪽


필경 아버지 역시 몇 십 년 전부터 가족의 일 따위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았던 게 아닐까

→ 틀림없이 아버지도 몇 십 해 앞서부터 식구 일 따위는 생각을 안 하지 않았을까

→ 아무래도 아버지도 몇 십 해 앞서부터 식구 따위는 마음에 안 두지 않았을까

→ 어쩌면 아버지도 몇 십 해 앞서부터 식구 따위는 마음에 안 두지 않았을까

《산 자의 길》(마루야마 겐지/조양욱 옮김, 현대문학북스, 2001) 227쪽


필경, 그런 기다림들이 할머니의 허리를 구부정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 틀림없이, 그런 기다림이 할머니 허리를 구부정하게 했으리라

→ 참말로, 그런 기다림이 할머니 허리를 구부정하게 했으리라

→ 아무래도, 그런 기다림이 할머니 허리를 구부정하게 했으리라

→ 아마, 그런 기다림이 할머니 허리를 구부정하게 했으리라

《지율 스님의 산막일지》(지율, 사계절, 2017) 40쪽


이 길은 필경 지상의 입구로 향해 있습니다

→ 이 길은 반드시 땅 쪽을 바라봅니다

→ 이 길은 참말 땅으로 가는 어귀로 났습니다

→ 이 길은 끝내 땅으로 이어집니다

《적당히 쓸쓸하게 바람 부는》(심재휘, 최측의농간, 2017)82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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