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비 非


 비공식 → 공식 아닌

 비무장 → 무장 안 한 / 무기 없는

 비민주적 → 민주 아닌 / 민주와 동떨어진

 비인간적 → 사람답지 않은 / 사람 같지 않은

 비생산적 → 생산하고 먼 / 생산이 떨어지는

 비업무용 → 업무용 아닌 / 일에 안 쓰는 / 일하는 데 안 쓰는


  ‘비(非)’는 “‘아님’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라고 합니다. 한자를 좋아한다면 ‘비-’를 붙일 수 있습니다만, ‘아닌’이나 ‘안’을 붙이면 아주 쉽습니다. 때로는 ‘동떨어진’이나 ‘먼’을 꾸밈말로 붙일 만해요. ‘못난’이나 ‘없는’이나 ‘떨어지는’을 붙일 만한 자리도 있고요. 2017.11.5.해.ㅅㄴㄹ



지금까지 인기 종목이든 비인기 종목이든 어느 종목을 막론하고

→ 이제까지 인기 종목이든 아닌 종목이든 모두

→ 이제까지 인기 있던 종목이든 인기 없던 종목이든

《파워 산악자전거》(편집부, 삼호미디어, 1995) 머리말


유대인과 비(非)유대인 간의 상호 이해란 보기 드문 일이었다

→ 유대인과 유대인 아닌 쪽이 서로 헤아리기란 보기 드문 일이었다

→ 유대인과 유대인 아닌 사람 사이에 서로 돕기란 보기 드문 일이었다

《해바라기》(시몬 비젠탈/박중서 옮김, 뜨인돌, 2005) 113쪽


구불구불한 길은 대체로 비포장길이어서 먼지가 풀풀 날린다

→ 구불구불한 길은 거의 포장이 안 되어서 먼지가 풀풀 날린다

→ 구불구불한 길은 거의 안 닦여서 먼지가 풀풀 날린다

《나는 유목민, 바람처럼 떠나고 햇살처럼 머문다》(리타 골든 겔만/강수정 옮김,눌와,2005) 80쪽


이 행위는 비(非)행위일 수 있습니다

→ 이 짓은 바보짓일 수 있습니다

→ 이는 말이 안 되는 짓일 수 있습니다

→ 이는 못난 짓일 수 있습니다

→ 이는 엉뚱한 짓일 수 있습니다

→ 이 짓은 아무것도 아닐 수 있습니다

→ 이 짓은 아무 뜻도 없을 수 있습니다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테리 이글턴/이미애 옮김, 책읽는수요일, 2016) 38쪽


내가 네 딸을 ‘비(非)비판적’으로 키우라고 말하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 줘

→ 내가 네 딸을 ‘비판 안 하도록’ 키우라고 말하려는 뜻이 아닌 줄 알아 줘

→ 내가 네 딸을 ‘비판 없는’ 사람으로 키우라고 말하려는 뜻이 아닌 줄 알아 줘

→ 내가 네 딸을 ‘비판 않는’ 사람으로 키우라고 말하려는 뜻이 아닌 줄 알아 줘

《엄마는 페미니스트》(치마만다 응고지 아디치에/황가한 옮김, 민음사, 2017) 10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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