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정부의 추진
정부의 추진이 너무 급하기는 했지만
→ 정부가 너무 서둘러 밀어붙이기는 했지만
→ 정부가 너무 바삐 밀어붙이기는 했지만
《인류는 아이들을 어떻게 대했는가》(피터 N.스턴스/김한종 옮김, 삼천리, 2017) 198쪽
‘추진(推進)’이나 ‘급하다(急-)’라는 한자말을 쓰고 싶다면 “정부가 너무 급하게 추진하기는 했지만”으로 손볼 수 있습니다. 이 글월은 말짜임이 어설퍼서 ‘-의’를 넣었어요.
해서는 안 되는 사랑의 충혈을 염려한 탓이었습니다
→ 해서는 안 되는 사랑으로 눈이 붉어질까 걱정한 탓이었습니다
→ 해서는 안 되는 사랑 때문에 눈이 붉어질까 근심한 탓이었습니다
《바다는 잘 있습니다》(이병률, 문학과지성사, 2017) 65쪽
‘충혈(充血)’은 눈이 붉어지는 모습을 가리킵니다. “사랑의 충혈”이란 “사랑으로 눈이 붉어지”거나 “사랑 때문에 눈이 붉어지”는 모습이겠지요. ‘염려(念慮)’는 ‘걱정’이나 ‘근심’으로 손봅니다.
이것이 동생의 마지막 말이었어요
→ 이 말이 동생이 남긴 마지막 말이었어요
→ 이 말을 동생이 마지막으로 남겼어요
→ 동생은 이 말을 마지막으로 했어요
《엉뚱하기가 천근만근》(다니엘 네스켄스·에밀리오 우르베루아가/김영주 옮김, 분홍고래, 2017) 58쪽
‘이것이’는 ‘이는’이나 “이 말이”로 손봅니다. “동생의 마지막 말”은 “동생한테 마지막 말”로 손보거나 “동생이 남긴 마지막 말”로 손봅니다.
아빠는 소의 젖을 모두 짜던 참이었어요
→ 아빠는 소젖을 모두 짜던 참이었어요
《엉뚱하기가 천근만근》(다니엘 네스켄스·에밀리오 우르베루아가/김영주 옮김, 분홍고래, 2017) 32쪽
소한테서는 ‘소젖’을 얻어요. 양한테서는 ‘양젖’이고, 염소한테서는 ‘염소젖’입니다. 사이에 ‘-의’를 안 붙입니다. 2017.11.4.흙.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