얄궂은 말씨 150 : 긴 걸음이 시작됐다



긴 걸음이 시작됐다

→ 오래 걸어야 했다

→ 한참 걸었다

→ 오래오래 걸었다

→ 끝도 없이 걸었다


길다 : 2. 이어지는 시간상의 한 때에서 다른 때까지의 동안이 오래다

걸음 : 1. 두 발을 번갈아 옮겨 놓는 동작



  ‘길다’는 “긴 나날”이나 “긴 하루”처럼 쓰지만, “긴 걸음”처럼 안 씁니다. 걸음을 놓고서 ‘길다·짧다’로 말한다면, 걷는 너비가 길거나 짧다고 할 테지요. 오랫동안 걸을 적에는 ‘오래’나 ‘오랫동안’이라는 낱말을 넣어야 알맞습니다. “한참 걸었다”나 “오래오래 걸었다”나 “자꾸자꾸 걸었다”나 “끝도 없이 걸었다”처럼 써 볼 수 있지요. 2017.9.16.흙.ㅅㄴㄹ



우리의 대화는 이게 전부였다. 짧은 대화를 나누고 나면 긴 걸음이 시작됐다

→ 우리 얘기는 이게 다였다. 짧게 얘기를 나누고 나면 오래 걸어야 했다

→ 우리 이야기는 여기까지였다. 짧게 얘기를 나누고 나면 한참 걷는다

→ 우리는 이렇게만 얘기했다. 짧게 얘기를 나누고 나면 오래오래 걸었다

→ 우리는 딱 이만큼 얘기했다. 짧게 얘기를 나누고 나면 끝도 없이 걸었다

《한복, 여행하다》(권미루, 푸른향기, 2017) 8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