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노래, 밥하면서 읽는 책 2017.8.20.


맛있고 즐겁게 밥을 먹자고 이야기를 하면서 밥상을 차린다. 우리 몸에 들어오는 밥한테뿐 아니라, 밥을 지어서 차리는 사람한테도 즐거움하고 고마움을 나타내는 말을 하자고 아이들한테 이야기해 본다. 우리 집에서는 내가 늘 밥을 차리니 ‘밥 지은 사람한테 고맙다는 말’을 굳이 안 하고 살았는데, 이러다 보니 아이들이 바깥에서 이웃님하고 밥을 먹을 때뿐 아니라, 할머니나 이모하고 밥을 먹을 적에도 할머니나 이모를 바라보지 않더라. 즐거이 차린 밥상맡에서 아이들이 수저질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다가 《경국대전을 펼쳐라!》를 펼친다. 경국대전이라니, 옛날 법을 펼친다는 이야기인데, 어린이 눈높이에 맞추어 옛날 법을 다루는 이야기가 꼭 옛날스럽지 않다. 오늘날 한국에 어떤 법이 있는가를 돌아볼 만하고, 오늘날 이 땅에서 법을 얼마나 법다이 지키는 살림을 이루는가를 헤아릴 만하다. 법은 사람이 지어서 사람을 아름답게 보듬는 길이 될까? 아니면, 법이라는 그물을 빠져나가는 이들이 있을까?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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