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실은 實-


 실은 네 말이 옳다 → 알고 보면 네 말이 옳다

 실은 그는 한국에 없다 → 정작 그는 한국에 없다


  ‘실(實)은’은 “실제로는. 또는 사실대로 말하자면”을 뜻한다고 합니다. ‘실제(實際)로’는 “거짓이나 상상이 아니고 현실적으로”를 뜻하고, ‘사실(事實)’은 “1. 실제로 있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 2. 겉으로 드러나지 아니한 일을 솔직하게 말할 때 쓰는 말”이라고 하며, ‘현실적(現實的)’은 “현재 실제로 존재하거나 실현될 수 있는”이라고 하는데, ‘솔직(率直)하다’는 “거짓이나 숨김이 없이 바르고 곧다”라고 합니다. 말풀이가 자꾸 겹치거나 빙글빙글 돕니다. 몹시 어설픈 사전 말풀이를 살피면서 ‘실은’은 ‘털어놓자면’이나 ‘참말로는’으로 손볼 만하구나 하고 깨닫습니다. “알고 보면”이나 “가만히 보면”으로 손볼 수 있고, “따지고 보면”이나 “곰곰이 보면”으로 손볼 수 있어요. ‘그러나’나 ‘정작’이나 ‘막상’이나 ‘속으로는’으로 손볼 만한 자리도 있고요. 2017.4.17.달.ㅅㄴㄹ



실은 이 지역의 행정 중심지인 아인트호벤에서 나오는 길 양쪽에 집들이 작은 무더기를 이뤄 늘어선 데 불과했다

→ 알고 보면 이 고장 행정 중심지인 아인트호벤에서 나오는 길 옆에 집들이 작은 무더기를 이뤄 늘어섰을 뿐이다

→ 몰라서 그렇지 이 고장 행정 중심지인 아인트호벤에서 나오는 길 가에 집들이 작은 무더기를 이뤘을 뿐이다

《어빙 스톤/오효진 옮김-빈센트 반 고호의 감자, 하》(태멘,1983) 13쪽


실은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 가만히 보면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 찬찬히 보면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 으레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 거의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 흔히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 정작 아무것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박건호-시간의 칼날에 베인 자국》(춘광,1997) 72쪽


왜 울었는지 실은 잘 모르지만

→ 왜 울었는지 잘 모르지만

→ 왜 울었는지 잘은 모르지만

→ 왜 울었는지 막상 모르지만

→ 왜 울었는지 정작 모르지만

《요시다 모토이/편집부 옮김-연풍 1》(세주문화,2002) 59쪽


실은 수입의 감소를 두려워하고

→ 가만히 보면 벌이가 줄어들까 두려워하고

→ 알고 보면 벌이가 줄까 두려워하고

→ 그렇지만 벌이가 줄어들까 두려워하고

→ 있는 그대로 말하자면 벌이가 줄까 두려워하고

→ 털어놓자면 벌이가 줄까 두려워하고

《고와카 준이치/생협전국연합회 옮김-항생제 중독》(시금치,2005) 58쪽


실은 스스로 판단을 제대로 못하는 바보들이었다는 것을

→ 막상 스스로 생각을 제대로 못하는 바보들인 줄을

→ 정작 스스로 생각을 제대로 못하는 바보들인 줄을

→ 그러나 스스로 생각을 제대로 못하는 바보들인 줄을

《정숙영·심우장·김경희·이흥우·조선영-옛이야기 속에서 생각 찾기》(책과함께어린이,2013) 42쪽


실은 우리 식구들이 떠나온 신당동도 서울의 달동네였는데 말이다

→ 알고 보면 우리 식구가 떠나온 신당동도 서울에서 달동네였는데 말이다

→ 따지고 보면 우리 식구가 떠나온 신당동도 서울에서 달동네였는데 말이다

→ 그러나 우리 식구가 떠나온 신당동도 서울에서 달마을이었는데 말이다

→ 털어놓자면 우리 식구가 떠나온 신당동도 서울에서 달마을이었는데 말이다

《김은형-끈질긴 삶터 달동네》(한겨레출판,2015) 6쪽


아이는 실은 거대한 동물들이 두려웠을 것이다

→ 아이는 막상 커다란 짐승들이 두려웠으리라

→ 아이는 정작 커다란 짐승들이 두려웠으리라

→ 아이는 속으로는 커다란 짐승들이 두려웠으리라

《서천석-그림책으로 읽는 아이들 마음》(창비,2015) 207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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