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애벌글 하나를 마무리짓는다. 이 애벌글을 다시 살피지 않고 살짝 눈을 붙이려 한다. 한숨 돌리고 나서 되읽어야 비로소 제대로 손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애벌글을 쓰기까지 헤아려 보면, 밑자료를 살펴서 밑글을 적어 두었고, 이러고 나서 아침을 짓고 톱질을 하고 아이들하고 자전거를 타고 바다로 마실을 다녀오고 저녁을 짓고 아이들하고 북을 치고 노래를 부르고 …… 했다. 이렇게 차근차근 살림을 지으며 찬찬히 되돌아보니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애벌글 하나가 쏙 태어난다. 늘 그렇듯이 ‘어렵네 어렵네’ 하는 생각이라면 뭐든 어렵다. 늘 그러하듯이 ‘해 보자’나 ‘해 보면 돼’ 하는 생각이라면 뭐든 다 된다. 2017.4.17.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