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소의 밥


소의 밥을 챙기고 난 오후

→ 소밥을 챙기고 난 낮

→ 소한테 여물을 챙겨 주고 난 낮

→ 소한테 밥을 주고 난 낮

《오오타 야스스케/하상련 옮김-후쿠시마의 고양이》(책공장더불어,2016) 35쪽


  “소의 밥”이라 하니 대단히 어설픕니다. 개한테 주는 밥은 ‘개밥’이고 고양이한테 주는 밥은 ‘고양이밥’이에요. 그러니 ‘소밥’이라고만 하면 됩니다. 소한테는 따로 ‘여물’을 준다고 해요. 그러니 “소한테 여물을 챙겨 주고”로 고쳐쓸 만합니다. ‘오후(午後)’는 ‘낮’으로 손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마츠무라 씨의 산책 친구가 되었다

→ 얼마 지나지 않아 마츠무라 씨하고 마실 동무가 되었다

→ 얼마 지나지 않아 마츠무라 씨랑 마실을 다니는 벗이 되었다

《오오타 야스스케/하상련 옮김-후쿠시마의 고양이》(책공장더불어,2016) 10쪽


  “마츠무라 씨의 산책(散策) 친구(親舊)”는 “마츠무라 씨하고 마실 동무”랃든지 “마츠무라 씨하고 마실을 다니는 벗”으로 손볼 만합니다.


거미의 이름 뜻은 매우 다양합니다

→ 거미 이름 뜻은 매우 여러 가지입니다

→ 거미는 이름 뜻이 매우 많습니다

《공상호-거미 이름 해설》(자연과생태,2017) 4쪽


  이 대목에서는 ‘-의’를 덜면 됩니다. “거미 이름”이나 “벌레 이름”이나 “나무 이름”처럼 쓰면 되어요. ‘다양(多樣)합니다’는 “여러 가지입니다”나 ‘많습니다’로 손질합니다.


이 남자가 우리 키에의 진정한 장점을 알까

→ 이 사내가 우리 키에한테서 참으로 좋은 점을 알까

→ 이 사내는 우리 키에가 참말로 무엇이 좋은가를 알까

《모리모토 코즈에코/양여명 옮김-코우다이 家 사람들 4》(삼양출판사,2017) 59쪽


  보기글은 두 갈래로 손볼 만합니다. 첫째는 ‘키에 + 의’에서 ‘-의’를 ‘-한테서’로 손볼 수 있어요. 다음으로 ‘-의’를 ‘-가’로 손볼 수 있지요. 어느 쪽으로 하든 ‘-의’를 털어내고 보면 글짜임이 달라집니다. 이 보기글은 일본 글월을 그대로 한글로만 적었을 뿐이라 한국 말씨가 아니에요. 일본 말씨를 한국 말씨로 가다듬을 노릇입니다. “진정(眞正)한 장점(長點)”은 “참으로 좋은 점”이나 “참말로 좋은 대목”이나 “참말로 무엇이 좋은가”로 손봅니다. 2017.3.22.물.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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