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의 : 수박의 빨간 입
쥐 두 마리가 수박을 야금야금 갉아먹어 그만 수박의 빨간 입이 드러났군요
→ 쥐 두 마리가 수박을 야금야금 갉아먹어 그만 수박이 빨간 입을 드러냈군요
→ 쥐 두 마리가 수박을 야금야금 갉아먹어 그만 수박 속이 빨갛게 드러냈군요
《조용진-풀과 벌레를 즐겨 그린 화가 신사임당》(나무숲,2000) 7쪽
이 자리에서는 ‘-의’를 ‘-이’로 바로잡으면 됩니다. 또는 말짜임을 손질해서 “수박 속이 빨갛게”로 적어 볼 만해요.
아이가 책의 맛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 아이가 책맛을 넉넉히 즐길 수 있도록
→ 아이가 책을 넉넉히 맛볼 수 있도록
《제님씨-포근하게 그림책처럼》(헤르츠나인,2017) 53쪽
책을 읽는 맛이면 이대로 “책을 읽는 맛”이라 하면 돼요. 단출하게 ‘책맛’으로 적어 볼 수도 있어요.
협상의 결과를 예의 주시하면서 대책을 세워야 함이 옳다
→ 협상 결과를 꼼꼼히 살펴보면서 대책을 세워야 옳다
→ 협상한 결과를 찬찬히 살피면서 대책을 세워야 옳다
《윤석원-쌀은 주권이다》(콩나물시루,2016) 45쪽
협상을 한다면 “협상한 결과”가 나와요. 또는 “협상(協商) 결과(結果)”가 나오지요. 이 말씨를 손질하고 싶다면 “함께 나눈 이야기”나 “서로 나눈 이야기”로 적을 수 있습니다. “예의(銳意) 주시(注視)하면서”는 “꼼꼼히 살피면서”나 “찬찬히 살피면서”로 손보고, “세워야 함이 옳다”는 “세워야 옳다”로 손봅니다.
우리는 역사의 도처에서 읽어서 압니다
→ 우리는 역사가 이르는 곳에서 읽어서 압니다
→ 우리는 역사 곳곳에서 읽어서 압니다
→ 우리는 온갖 역사에서 읽어서 압니다
《신영복-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돌베개,2017) 204쪽
“역사의 도처(到處)”는 “역사가 이르는 곳”이나 “역사가 닿는 곳”으로 손질해 줍니다. “역사 곳곳”이라든지 “온갖 역사”로 손질해도 되어요. 2017.3.12.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