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피하다 避


 책임은 피하고 → 책임은 벗어나고 / 책임은 안 지려 하고

 나를 자꾸 피한다 → 나를 자꾸 멀리한다 / 나를 자꾸 꺼린다

 손 있는 날을 피하다 → 손 있는 날을 꺼리다

 비를 피하고 → 비를 긋고 / 비를 가리고

 지하실로 몸을 피했지만 → 지하실로 몸을 숨겼지만

 피할 수 없는 일 → 어쩔 수 없는 일 / 벗어날 수 없는 일 / 꼭 할 일


  ‘피(避)하다’는 “1. 원치 않은 일을 당하거나 어려운 처지에 놓이지 않도록 하다 2. 행사에 불길한 날을 택하지 않다 3. 비, 눈 따위를 맞지 않게 몸을 옮기다 4. 몸을 숨기거나 다른 곳으로 옮기어 드러나지 않도록 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이 뜻처럼 ‘벗어나다’나 ‘꺼리다’나 ‘가리다·긋다’나 ‘숨기다’로 손질하면 돼요. ‘멀리하다’나 “가까이하지 않다”로 손보아도 됩니다. 때로는 ‘어찌할’이나 “손을 쓸”로 손볼 만해요. 2017.3.8.물.ㅅㄴㄹ



교사의 눈을 피할 수 있으므로

→ 교사 눈에서 벗어날 수 있으므로

→ 교사 눈에서 멀어질 수 있으므로

→ 교사 눈에서 풀려날 수 있으므로

→ 교사 눈에서 빠져나올 수 있으므로

→ 교사가 눈길을 둘 수 없으므로

→ 교사가 못 보는 곳에 있으므로

→ 교사가 손을 쓸 수 없으므로

《스나가 시게오/외문기획실 옮김-뜨거운 가슴으로 아들아》(갈무지,1988) 73쪽


너와의 승부는 피한다

→ 너와는 승부하지 않는다

→ 너와는 맞붙지 않는다

→ 너와는 겨루지 않는다

《산바치 카와/편집부 옮김-4번 타자 왕종훈 19》(서울문화사,1995) 27쪽


그렇게 된 데는 피치 못할 다른 사정도 있다

→ 그렇게 된 데는 어쩔 수 없는 다른 속내도 있다

→ 그렇게 된 데는 뜻하지 않은 다른 속내도 있다

→ 그렇게 된 데는 말하기 어려운 다른 속내도 있다

→ 그렇게 된 데는 힘들었던 다른 까닭도 있다

→ 그렇게 된 데는 갑작스레 닥친 다른 일도 있다

→ 그렇게 된 데는 벅찼던 다른 까닭도 있다

→ 그렇게 된 데는 고달팠던 여러 까닭도 있다

《리영희-스핑크스의 코》(까치,1998) 6쪽


식량부족을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 식량부족을 벗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 식량부족에서 헤어날 수 없을지도 모른다

→ 식량부족을 겪어야 한다

→ 식량부족에서 어찌할 길이 없다

→ 먹을거리가 모자랄 수밖에 없다

→ 어쩔 수 없이 먹을거리가 모자란다

《이상훈-청소년 환경교실》(따님,1998) 72쪽


피할 수 없는 결과였다

→ 어쩔 수 없는 길이었다

→ 벗어날 수 없는 길이었다

→ 어찌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 달리 수가 없었다

《레스터 브라운/지기환 옮김-중국을 누가 먹여살릴 것인가?》(따님,1998) 12쪽


나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고 피한 아파트를 들락거리며 세 번째 가을을 맞고 있다

→ 내 자리를 갖고 싶다고 멀리한 아파트를 들락거리며 세 번째 가을을 맞는다

→ 내 자리를 갖고 싶다고 꺼리던 아파트를 들락거리며 세 번째 가을을 맞는다

《최은숙-미안 네가 천사인 줄 몰랐어》(샨티,2006) 43쪽


잘해 주는 아이일수록 더욱 피하게 되었다

→ 잘해 주는 아이일수록 더욱 멀리하였다

→ 잘해 주는 아이일수록 더욱 꺼렸다

→ 잘해 주는 아이일수록 더욱 가까이하지 않았다

《김하연-날아라 모네 탐정단》(보리,2017)71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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