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하면서 읽는 책 2017.1.24.


밥을 하려고 부엌으로 가며 책을 한 권 챙긴다. 밥을 하다가 살짝 틈이 나면 들추려고 생각한다. 밥물을 올리고 국을 새로 끓이고 밑반찬을 하노라면 틈이 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바삐 일손을 놀리다 보면 1분쯤 또는 30초쯤 말미가 나곤 한다. 이때에 마음을 다스리려고 부엌 벽에 그림을 몇 점 붙인다. 즐거우며 고운 마음으로 밥을 짓도록 북돋우는 그림이다. 오늘은 《포근하게 그림책처럼》을 부엌 책상 구석에 놓고서 밥을 짓는다. 얼추 다 끝나고 아이들한테 잔심부름만 맡기면 되는구나 싶어서 몇 쪽 펼칠까 하다가 쉰 쪽 즈음 읽는다. 아이들하고 지내기 앞서도 오래도록 그림책을 곁에 두었고, 아이들하고 지내며 그림책을 매우 많이 보는 터라, 《포근하게 그림책처럼》 같은 책을 만나면 꽤 술술 읽힌다. 그림책을 보는 분들이 엇비슷하지는 않으나, 아름다운 그림책을 알아보는 대목에서는 제법 겹친다. 그림책 갈래에서는 ‘이름난 작가나 출판사’ 책이 아니어도 입소문으로 알음알음 퍼지는 멋진 책이 있다. 웬만한 인문책이나 문학책 이야기에서는 베스트셀러를 너무 다룬다면, 그림책 이야기에서는 ‘즐거운 책’이나 ‘아름다운 책’을 자주 다룬다. 두 아이 밥상을 차려 놓고서 기지개를 켠다.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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