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말 손질 926 : 횡단보도 가로질러
횡단보도 가로질러 뛰는데
→ 건널목 가로질러 뛰는데
→ 건널목 허둥지둥 뛰는데
횡단보도(橫斷步道) : 사람이 가로로 건너다닐 수 있도록 안전표지나 도로 표지를 설치하여 차도 위에 마련한 길
횡단(橫斷) : 1. 도로나 강 따위를 가로지름
가로지르다 : 1. 양쪽 사이에 기다란 막대나 줄 따위를 가로로 놓거나 꽂다 2. 어떤 곳을 가로 등의 방향으로 질러서 지나다
건널목 : 1. 철로와 도로가 교차하는 곳 2. 강, 길, 내 따위에서 건너다니게 된 일정한 곳
‘횡단보도’는 “횡단하는 보도”를 가리켜요. ‘횡단’은 ‘가로지르는’ 몸짓을 가리키고요. “횡단보도 가로질러 뛰는데”라 하면 “가로지르는 길을 가로질러 뛰는데”라 말하는 셈입니다. 아주 틀렸다고 할 수 없을 터이나, 어쩐지 어설프거나 엉성한 말투입니다. ‘가로질러’를 살리고 싶다면 “길을 가로질러 뛰는데”나 “찻길을 가로질러 뛰는데”로 적을 노릇이고, ‘횡단보도’를 살리고 싶으면 “횡단보도 마구 뛰는데”나 “횡단보도 옆으로 뛰는데”처럼 쓸 노릇이에요. 그리고 한국말로 ‘건널목’이 있으니 “건널목 가로질러 뛰는데”로 쓸 수 있어요. 버스를 놓치지 않으려고 건널목을 바삐 건너려 한다면 ‘허둥지둥’이나 ‘헐레벌떡’ 같은 꾸밈말을 써 볼 만합니다. 2016.12.31.흙.ㅅㄴㄹ
횡단보도 가로질러 뛰는데 한걸음 모자라 버스를 놓쳤다
→ 건널목 가로질러 뛰는데 한걸음 모자라 버스를 놓쳤다
→ 건널목 헐레벌떡 뛰는데 한걸음 모자라 버스를 놓쳤다
《김성렬-본전 생각》(문학의전당,2015) 43쪽
(숲노래/최종규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