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하고 저 책 사이에서



  여기에 책 두 권이 있고, 이 가운데 하나를 고르라 한다면, 제가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고르는 잣대는 오직 하나입니다. 둘 가운데 어느 책에서 아름다운 숨결을 느껴 나 스스로 내 삶에서 아름다움을 새로 길어올리도록 북돋울 만한가예요. 저는 책을 고르면서 출판사나 작가 이름을 살피지 않습니다. 이름이 난 출판사나 작가이기에 아름다운 글이나 그림이나 사진으로 아름다운 책을 짓지는 않아요. 이름이 나건 안 나건 어느 이야기를 곱게 가다듬으면서 사랑스레 어루만지려 하는 손길을 엿볼 수 있다면 바로 이러한 책에서 아름다움을 느껴요. 대만사람 우밍이 님이 쓴 《나비 탐미기》(시루,2016)는 아름다운 책 가운데 하나로 손꼽을 만하다고 느낍니다. 시골집에서, 시골을 떠나 서울로 바깥일을 보러 다녀오는 시외버스에서, 다시 시골집에서, 이레 만에 다시 서울로 새 바깥일을 보러 다녀오는 시외버스에서 《나비 탐미기》를 거듭 천천히 읽었습니다. 책을 덮고서 가까운 이웃님한테 손전화 쪽글을 띄워 아무리 바쁘셔도 이 책을 꼭 장만해서 차근차근 읽어 보시기를 바라는 십이월 인사를 올렸습니다. 2016.12.15.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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