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타는 놀이터 (사진책도서관 2016.7.30.)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한국말사전 배움터’
씩씩해 보이는 두 아이를 이끌고 도서관으로 찾아온 손님이 있습니다. 손님으로 찾아온 두 아이는 처음에 신을 꿰고 돌아다니다가 어느새 우리 집 아이들처럼 신을 벗고 맨발로 뛰어다닙니다. 도서관 바닥은 오래된 학교 골마루이거든요. 쉬지 않고 지치지 않고 마음껏 이리저리 달립니다.
도서관은 책을 빌려서 읽기도 하는 구실을 하지만, 아이나 어른한테는 마음을 쉴 수 있는 터전 구실을 함께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느 공공도서관이라면 아이들이 뛰거나 달리지 말라고 소리를 높일 텐데, 우리 도서관은 아이들이 맨발로 달릴 수 있는 놀이터 구실을 곧잘 한다고 느낍니다. 다만, 아이들이 지나치게 개구지면 골마루는 그만 달리고 바깥에서 풀밭을 달리라고 해야지요.
아이들을 데리고 우리 도서관에 찾아온 아버님은 아이들하고 나무타기를 합니다. 건물 앞쪽에 제법 오래된 단풍나무가 있어요. 이 나무는 곧게 서지 않고 한쪽으로 가만히 기울었기에 타고 오르기에 퍽 좋습니다. 그동안 아이들끼리 타고 놀던 나무인데 어른이 함께 타니 훨씬 재미나 보입니다. 우리는 놀이터라 하면 으레 아이들만 노는 곳을 생각하지만, 어른도 아이랑 신나게 뛰놀 만한 터전이라면 더욱 예쁘고 멋지리라 느껴요. 아이하고 어른이 사이좋게 살림터 놀이터 이야기터 책터 사랑터를 가꾸는 길을 꿈꾸어 봅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 일기)
(‘도서관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