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와 호비트 (사진책도서관 2016.7.27.)

 ― 전남 고흥군 도화면 동백마을, ‘사진책도서관 숲노래+한국말사전 배움터’



  시골순이는 바야흐로 나비를 손에 잡아 보고 싶습니다. 그동안 눈으로만 지켜보며 살았는데, 시골순이가 책순이가 되어 읽는 책에는 ‘어릴 적에 나비를 잡으며 놀다가 어른이 된 사람들이 쓴 이야기’가 자주 나옵니다. 이런 이야기를 자꾸 읽다 보니 책순이는 나비순이로 놀고 싶습니다.


  길을 가다가도 나비를 보면 걸음을 멈춥니다. 나비가 앉은 모습을 보면 살금살금 다가가서 손을 뻗습니다. 며칠이 지나고 또 며칠이 지나도 시골순이는 좀처럼 나비를 못 잡습니다. 이러다가 드디어 한 번 나비를 잡습니다. 한 번 나비를 잡은 뒤에는 퍽 수월하게 나비를 잡으니, 나비순이라는 이름이 걸맞다고 할 만합니다.


  나비를 놓아 준 아이를 불러서 《반지의 제왕》이라는 두툼한 책을 보여줍니다. 책순이는 얼마 앞서 《호비트의 모험》을 읽었습니다. 창비아동문고로 나온 번역책을 읽었지요. 우리 도서관에는 동서문화에서 옮긴 ‘에이브문고’로 《반지의 제왕》이 있습니다. 이 책은 아직 큰아이가 태어나지 않았을 적에 미리 갖추었습니다. 이제 큰아이하고 함께 읽을 만하겠네 하고 생각합니다. 동서문화사에서 나온 책을 건네어 읽어 보라고 하니 “아버지, 내가 읽은 호비트 책하고 이야기가 달라!” 하고 말합니다.


  창비아동문고하고 동서문화사 책은 번역이 다를 뿐이지만 아이로서는 ‘이야기가 다르다’고 느낄 만하기까지 하는군요. 씨앗을뿌리는사람 출판사에서 낸 책을 읽는다면 그 책도 ‘이야기가 다르다’고 말하려나요.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도서관일기)


(‘도서관 지킴이’ 되기 안내글 : http://blog.naver.com/hbooklove/2201885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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