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타리무 사들고 돌아오는 길



  이틀에 걸친 삼례마실을 마치고 고흥으로 돌아옵니다. 아이들을 이끌고 마실을 다녀오지 않았기에 고흥집으로 돌아갈 적에 몸이 홀가분합니다. 오늘은 가방도 제법 가벼워서 읍내에서 ‘새로 담글 김치’를 생각하면서 무엇을 장만할까 하고 헤아려 봅니다. 배추 한 단을 들고 갈까? 열무 두 단을 들고 갈까? 배추랑 열무 사이에서 망설이다가 열무로 고릅니다. 이튿날 아침에 아이들하고 천천히 열무를 다듬은 뒤에 절여서 김치를 하자고 생각합니다. 읍내에서 20시 30분 마지막 군내버스를 타고 마을로 돌아오는데, 읍내 중·고등학교로 다니는 아이들이 꽤 많이 탑니다. 이 아이들은 다른 면이나 깊은 마을에서 읍내까지 버스로 오가는군요. 시골 아이들이지만 창밖보다는 손전화에 눈을 박고야 마는데, 앞으로는 밤숲빛도 바라볼 수 있을 테지요. 집에 닿아 아이들한테 늦은 밥을 챙겨 주고, 밀린 설거지를 하고, 머리를 감고 몸을 씻습니다. 이제 신나는 노래를 틀고서 아이들을 마지막으로 놀린 뒤에 고요히 잠들어야지요. 따사로우면서 싱그러운 시골 밤이 흐릅니다. 2016.7.11.달.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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