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들려주는 노래



  아이들하고 골짜기에 갔다. 바야흐로 여름이니 비오는 날이 아니라면 이제부터 자주 갈 테지. 그냥 골짝마실만 했다면 느긋하게 책도 읽을 수 있었을까. 밭일을 한참 하고 나서 아이들을 이끌고 찾아오다 보니 좀처럼 눈이 트이지 않는다. 넓적한 바위를 찾아서 드러누웠다. 멧새가 노래하고 아이들이 노래한다. 두 갈래 노래가 섞이면서 골짝물 흐르는 노래까지 어우러진다. 잠이 잘 온다. 쉬려면, 눈하고 마음을 쉬려면, 몸이랑 한숨을 쉬려면, 이렇게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시원한 숲그늘에 깃들면서 고요히 눈을 감아야겠네. 2016.6.16.나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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