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량한 말 바로잡기
분명 分明
얼굴을 분명하게 알아보다 → 얼굴을 또렷이 알아보다
말소리가 분명하게 들리다 → 말소리가 똑똑하게 들리다
발음이 분명하다 → 발음이 좋다 / 알아듣기 좋다
분명한 증거 → 뚜렷한 증거 / 틀림없는 증거
삶의 목표가 분명치 않다 → 사는 뜻이 흐리멍덩하다
이 사건은 타살임이 분명하다 → 이 사건은 틀림없이 타살이다
그녀는 울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 그 여자는 틀림없이 운다
태도가 분명한 사람 → 매무새가 또렷한 사람
한자말 ‘분명(分明)’은 어찌씨로 “틀림없이 확실하게”를 뜻하고, 그림씨로 “1. 모습이나 소리 따위가 흐릿함이 없이 똑똑하고 뚜렷하다 2. 태도나 목표 따위가 흐릿하지 않고 확실하다 3. 어떤 사실이 틀림이 없이 확실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확실(確實)하다’는 “틀림없이 그러하다”를 뜻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한국말사전에서 나온 말풀이는 겹말입니다. “틀림없이 틀림없게”로 풀이한 꼴이에요. 이 대목을 더 헤아린다면, 한국사람은 ‘분명하게’나 ‘확실하게’ 두 가지를 모두 쓸 까닭이 없는 셈이요, ‘틀림없이(틀림없게)’라는 한국말이 두 가지 한자말에 밀리거나 짓눌리는 셈입니다.
처음부터 한국말로 ‘틀림없이’나 ‘뚜렷이’를 쓰면 돼요. ‘분명’은 ‘흐릿함이 없이’나 ‘똑똑히’나 ‘뚜렷하게’를 뜻한다고도 합니다. 그렇다면, 참말 ‘흐릿하지 않게’나 ‘똑똑히’나 ‘뚜렷하게’ 같은 한국말을 쓰면 되지요. 2016.2.13.흙.ㅅㄴㄹ
가게로 사용되었던 것이 분명했다
→ 틀림없이 가게로 쓰였다
→ 가게로 쓰였구나 싶다
→ 가게로 쓰인 줄 알겠다
→ 아마 가게로 쓰였겠지
《로알드 달/김연수 옮김-창문닦이 삼총사》(시공주니어,1997) 10쪽
분명 멋진 일이지만
→ 틀림없이 멋진 일이지만
→ 참으로 멋진 일이지만
→ 대단히 멋진 일이지만
→ 아주 멋진 일이지만
《최기숙-어린이, 넌 누구니?》(보림,2006) 202쪽
분명히 다른 게 있을 거야
→ 틀림없이 다른 게 있을 거야
→ 반드시 다른 게 있어
→ 아무래도 다른 게 있어
《콘스탄체 외르벡 닐센/정철우 옮김-나는 누구예요?》(분홍고래,2015) 12쪽
점점 더 분명해지는 점은
→ 차츰 더 뚜렷해지는 대목은
→ 조금씩 더 또렷해지는 대목은
《팸 몽고메리/박준신 옮김-치유자 식물》(샨티,2015) 74쪽
(최종규/숲노래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