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11. 나란히 달리는 들길



  나란히 달리는 들길에서 나는 늘 꽁지에 섭니다. 두 아이는 모두 아버지를 저 뒤에 남기고 얼마나 멀리 달려갈 수 있나 하고 겨루거든요. 앞에 거칠 것이 없고, 뒤에는 기다려 주는 어버이가 있습니다. 앞으로 달려갈 길이 있고, 뒤로 돌아올 자리가 있습니다.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달리는 이 들길은 우리가 누리는 놀이터이면서 삶터입니다. 바람을 가르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날립니다. 찬바람쯤 거뜬히 넘깁니다. 가을에도 겨울에도 봄에도, 또 새삼스레 찾아올 여름에도 이 들길을 두 다리로 힘차게 밟습니다. 2016.2.12.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사진말/사진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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