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상 上
시간 관계상 마칩니다 → 시간이 없어 마칩니다
미관상 나쁘다 → 보기에 나쁘다 / 예쁘지 않아 나쁘다
사실상 은퇴했다 → 사실 물러났다 / 참말로 물러났다
외관상 좋지 않다 → 사람들이 보기에 좋지 않다
절차상 복잡하다 → 절차가 복잡하다 / 하기가 까다롭다
인터넷상의 표현의 자유 → 인터넷에서 표현 자유 / 인터넷 표현 자유
전설상의 동물 → 전설에 나오는 동물 / 옛이야기에 나오는 짐승
통신상의 언어 → 통신 언어 / 통신 말
씨가지(접사)로 쓰는 ‘-상(上)’은 “1. ‘그것과 관계된 입장’ 또는 ‘그것에 따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2. ‘추상적인 공간에서의 한 위치’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씨가지를 한국사람이 쓴 지 얼마 안 되었습니다. 일제강점기부터 쓰임새가 부쩍 늘었고, 오늘날에는 일본 책을 한국말로 옮기면서 아주 넓게 퍼지기까지 합니다.
외마디 한자말 ‘-上’은 다른 한자말하고 잘 어울립니다. 요즈음은 영어하고도 어울립니다. 이와 달리 한국말하고는 거의 안 어울립니다. 한국말이 아니기 때문에 한국말하고는 거의 못 어울립니다. 한국말을 제대로 쓰자면 먼저 ‘-上’을 덜면 되는데, 흐름과 자리를 살펴서 한결 알맞게 가다듬을 수 있씁니다. 4348.12.3.나무.ㅅㄴㄹ
그 외면상엔 다소나마 유덕하게 보이는
→ 겉으로는 적잖이 너그러이 보이는
→ 겉보기로는 적잖이 넉넉하게 보이는
→ 겉을 보면 적잖이 넓은 마음으로 보이는
《편집부 엮음-셰익스피어명언집》(동원출판사,1969) 29쪽
앙케이트 상에 나타난 인기
→ 설문에 나타난 인기
→ 설문조사에 나타난 인기
《박기준-만화가가 되려면》(태광문화사,1987) 25쪽
직업상 늘 아이들과 접하면서 배울 수 있다
→ 일하며 늘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배울 수 있다
→ 일터에서 늘 아이들과 부대끼면서 배울 수 있다
→ 내 일은 늘 아이들과 마주하면서 배울 수 있다
《스나가 시게오-아들아 너는 세상 모든 것을 시로 노래하는 사람이 되어라》(가서원,1988) 55쪽
문자문화의 연장선상에 그림책을 두고
→ 문자문화와 이어지는 곳에 그림책을 두고
→ 문자문화 가운데 하나로 그림책을 두고
→ 문자문화와 잇닿는 흐름에 그림책을 두고
《마쯔이 다다시/이상금 옮김-어린이와 그림책》(샘터,1990) 158쪽
직업상 글쓰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사람에게 있어서
→ 직업으로 글쓰는 일을 어찌할 수 없는 사람은
→ 직업으로 글을 써야만 하는 사람은
→ 직업 때문에 글을 쓰는 사람은
→ 글을 쓰는 일을 하는 사람은
→ 글을 쓰며 살아가는 사람은
→ 글쓰기로 먹고사는 사람은
《편집부 엮음-출판과 교육에 바친 열정》(우촌이종익추모문집간행위원회,1992) 31쪽
이론상
→ 이론을 따져도 / 이론을 따지면
→ 이론으로 보아도 / 이론으로 보면
→ 이론으로도 / 이론으로는
《함광복-DMZ는 국경이 아니다》(문학동네,1995) 53쪽
양식상 가장 두드러진 특징
→ 양식에서 가장 두드러진 대목
→ 꾸밈새를 살필 때 가장 두드러진 모습
《윤난지-김환기, 자연을 노래한 조형시인》(재원,1996) 23쪽
애들한테 교육상 나빠요
→ 애들 교육에 나빠요
→ 애들한테 나쁘게 스며들어요
→ 애들한테 나쁜 일이에요
→ 애들한테 나빠요
《권정생-밥데기 죽데기》(바오로딸,1999) 22쪽
외견상으로는 차이가 없었지만
→ 겉으로는 달라 보이지 않지만
→ 겉으로 보기에 다르지 않지만
→ 겉보기로는 다르지 않지만
→ 겉으로는 다르지 않지만
《시튼/햇살과나무꾼 옮김-작은 인디언의 숲》(두레,1999) 74쪽
역사상 유례없는 이러한 인구폭발은
→ 역사에 한 번도 없는 이러한 인구폭발은
→ 이제껏 역사에 없는 이러한 인구폭발은
《레스터 브라운/이상훈 옮김-맬서스를 넘어서,따님(2000)> 13쪽
거리상으로 너무 멀다고
→ 너무 멀다고
→ 거리가 너무 멀다고
→ 거리로 따지면 너무 멀다고
→ 거리로 치면 너무 멀다고
《마루야마 마사오·가토 슈이치/임성모 옮김-번역과 일본의 근대》(이산,2000) 13쪽
여권상의 나이
→ 여권 나이
→ 여권에 나오는 나이
→ 여권에 적히는 나이
《외국인노동자대책 협의회-외국인 이주노동자 인권백서》(다산글방,2001) 23쪽
건강상의 이유로
→ 건강 때문에
→ 몸이 안 좋아서
→ 몸이 나빠서
→ 몸이 힘들어서
→ 몸 때문에
《안드레아 브라운/배인섭 옮김-소비에 중독된 아이들》(미래의창,2002) 80쪽
경험상으로 보면
→ 경험으로 보면
→ 겪어 보면
→ 어떻게 겪는가 살피면
→ 둘레를 살펴보면
《악셀 담믈러/이미옥 옮김-부모가 사주고 싶은 것 아이가 갖고 싶은 것》(에코리브르,2003) 258쪽
시기상으로 늦다
→ 이미 늦다
→ 벌써 늦다
→ 때가 늦다
《악셀 담믈러/이미옥 옮김-부모가 사주고 싶은 것 아이가 갖고 싶은 것》(에코리브르,2003) 259쪽
그 연장선상에서 결정하는 것이다
→ 그 흐름에서 결정한다
→ 그 흐름을 바탕으로 결정한다
《쓰노 유킨도/성삼경 옮김-소농》(녹색평론사,2003) 45쪽
논의의 편의상
→ 논의하게 좋도록
→ 이야기하기 좋게
→ 다루기 좋도록
《박형익-한국의 사전과 사전학》(월인,2004) 255쪽
사실상 한반도에서 낙랑군의 통치력이
→ 사실 한반도에서 낙랑군 통치력이
→ 정작 한반도에서 낙랑군 통치력이
→ 알고 보면 한반도에서 낙랑군 통치력이
→ 곰곰이 따지면 한반도에서 낙랑군 통치력이
《최광식-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살림,2004) 27쪽
순서상 대통령과 마주보고 앉았다
→ 차례에 따라 대통령과 마주보고 앉았다
→ 차례대로 대통령과 마주보고 앉았다
→ 자리에 따라 대통령과 마주보고 앉았다
《남재희-언론·정치 풍속사》(민음사,2004) 142쪽
이 마을들의 주민들은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들임에 틀림없다
→ 이 마을 사람들은 틀림없이 지구에서 가장 기쁘리라 본다
→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틀림없이 지구에서 가장 기쁘리라
→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은 틀림없이 지구에서 가장 즐거우리라 본다
《헬렌 니어링/권도희 옮김-헬렌 니어링의 지혜의 말들》(씨앗을뿌리는사람,2004) 189쪽
통계상으로 볼 때
→ 통계로는
→ 통계로 볼 때
→ 통계를 보면
→ 통계를 살필 때
《윌리엄 에이어스/양희승 옮김-법정의 아이들》(미세기,2004) 56쪽
역사상 유례없는 규모의 야만적 강탈과 관계되어 있습니다
→ 역사에 아직 없을 만큼 모진 강탈과 얽혔습니다
→ 이제껏 역사에 없을 만큼 끔찍한 강탈과 얽혔습니다
《아룬다티 로이/박혜영 옮김-9월이여 오라》(녹색평론사,2004) 30쪽
생활상의 여러 문제
→ 살아가는 여러 문제
→ 살면서 겪는 여러 문제
→ 살며 부대끼는 여러 일
《시민의신문·KYC-도시 속 희망공동체 11곳》(시금치,2005) 36쪽
시간상으로 봐서는
→ 시간으로 봐서는
→ 시간을 보니 / 시간을 보면
→ 시간을 따지니 / 시간을 생각하니
→ 때를 살피니 / 때를 헤아리니
《황안나-내 나이가 어때서?》(샨티,2005) 58쪽
형식상 이렇게 한 것이다
→ 형식으로는 이렇게 한 것이다
→ 겉으로는 이렇게 하였다
→ 말로는 이렇게 했다
→ 겉보기로는 이렇게 했다
《이치석-전쟁과 학교》(삼인,2005) 82쪽
계급상으로 대대장 자격을
→ 계급으로는 대대장 자격을
→ 계급에서는 대대장 자격을
→ 계급으로 보면 대대장 자격을
《피우진-여군은 초콜릿을 좋아하지 않는다》(삼인,2006) 175쪽
지도상으로만 보아도
→ 지도만 보아도
→ 지도로만 보아도
→ 길그림으로만 보아도
《백경훈-마지막 은둔의 땅, 무스탕을 가다》(호미,2006) 44쪽
지구상에 저런 곳이 있다니!
→ 지구에 저런 곳이 있다니!
→ 아직도 저런 곳이 있다니!
→ 온누리에 저런 곳이 있다니!
→ 이 별 어딘가에 저런 곳이 있다니!
《백경훈-마지막 은둔의 땅 무스탕을 가다》(호미,2006) 14쪽
표면상으로 논리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 겉보기로는 논리가 있는 듯이 보이지만
→ 겉으로는 맞는 듯이 보이지만
→ 얼핏 보면 올바른 일 같지만
→ 어떻게 보면 옳은 듯하지만
《박용남-작은 실험들이 도시를 바꾼다》(시울,2006) 22쪽
외관상으로도 바람직하다
→ 겉보기에도 바람직하다
→ 누가 보더라도 바람직하다
→ 사람들이 보기에도 바람직하다
《김세환-김세환의 행복한 자전거》(헤르메스미디어,2007) 36쪽
웹상에서 공개합니다
→ 인터넷에 띄웁니다
→ 인터넷에 올립니다
→ 인터넷으로 알립니다
→ 인터넷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정구미-노란구미의 돈까스 취업 2》(거북이북스,2008) 74쪽
이 책에서는 편의상 ‘신·유메·히데’로 표기하기로
→ 이 책에서는 알기 좋게 ‘신·유메·히데’로 적기로
→ 이 책에서는 ‘신·유메·히데’로 적기로
《우치자와 쥰코/정보희 옮김-그녀는 왜 돼지 세 마리를 키워서 고기로 먹었나》(달팽이,2015) 61쪽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말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