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말 한 켤레 3500원
양말을 안 신으며 살다 보니 집안에 내 양말이 없다. 늦가을에 서울마실을 하는 길에 맨발로 갈 수는 없다고 여겨 양말을 찾으니 구멍난 한 켤레가 겨우 나온다. 시외버스가 서울에 닿으면 양말부터 한 켤레 사야지 하고 생각하는데, 전철역에 있는 편의점에 걸린 양말이 한 켤레에 3500원이다. 3500원이 비싼지 싼지 모른다. 다만, ‘여태 신지도 않다가 한 번 신으려는’ 양말 값으로 3500원을 치러야 하나 하고 생각하니 차마 이 양말을 사지 못한다. 그냥 구멍 양말을 신은 채 돌아다닌다. 그런데 3500원이 비싼가? 이만 한 값을 치를 마음이 없나? 4348.11.24.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