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먼저 달려서 조금 쉴게
혼자 저 멀리 앞장서서 달리며 놀던 산들보라가 문득 뒤를 돌아보더니 누나도 아버지도 콩알만 하게 보이니 논둑에 폭삭 주저앉는다. 살찍 힘이 드나? 웬만해서는 자리에 앉을 생각을 안 하는 아이가 폭삭 주저앉아서 쉬는 양을 보니 재미있다. 그러나 누나도 아버지도 차츰 가까이 다가오니 어느새 다시 일어나서 논둑길을 달린다. 너희는 참 멋진 아이들이야.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