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아이 308. 2015.4.18. 손끝을 보면서
책순이는 책을 야무지게 잡는다. 아주 어릴 적부터 책을 쥐었기 때문이다. 이 아이는 호미도 야무지게 잡는다. 퍽 어릴 적부터 호미로 놀았기 때문이다. 연필도 잘 쥐고 바늘도 잘 쥐며, 그야말로 무엇이든 참으로 야무지게 잘 쥔다. 어머니한테서 물려받은 피일까, 어쩌면 먼먼 옛날부터 우리 어버이는 누구나 손끝이 야무졌으리라 본다. 우리 아이뿐 아니라 온누리 모든 아이가 손끝이 살가이 야무질 테지. 지구별 어디에서나 아이들이 야무진 손끝으로 책도 읽고 호미도 깨작거리고 연필도 놀리고 동생을 따사로이 어루만지면서 신나게 놀 수 있기를 빌어 본다. 아이 손끝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생각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책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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