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70. 맛있는 고무신
큰아이는 고무신 꿰기를 즐깁니다. 아주 어릴 적부터 고무신을 꿰고 함께 나들이를 다녔습니다. 도시에서도 시골에서도 큰아이는 고무신이 즐겁습니다. 신거나 벗기에도 수월하고, 빨아서 곧 말릴 수 있어서 발가락이며 발바닥이 아주 상큼해 합니다. 그런데 시골 면소재지나 읍내만 하더라도 고무신을 꿴 어버이와 아이를 보는 사람들이 ‘요즘 시대에 뭔 고무신?’ 하면서 묻기 일쑤입니다. 시골에서조차 고무신은 신을 만하지 않다고 여깁니다. 마당 한쪽 밭자락에서 까마중을 훑는 아이는 하얗게 눈부신 고무신 차림새입니다. 가랑잎이며 풀줄기며 까마중 까만 알이며 하얀 신이며 꽃치마이며 모두 곱습니다. 4348.10.19.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사진비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