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 안 써야 우리 말이 깨끗하다

 (2334) -의 : 포복절도의 짤막한 이야기


포복절도의 짤막한 이야기를 한 편!

→ 자지러지게 웃긴 짤막한 이야기를 한 편!

→ 아주 웃긴 짤막한 이야기를 하나!

《마야 미네오/조은정 옮김-파타리로! 21》(대원씨아이,2006) 6쪽


  ‘포복절도(抱腹絶倒)’는 “몹시 웃다”로 옮길 만한데, 이 자리에서는 “자지러지게 웃긴”이나 “아주 웃긴”으로 손보면 됩니다.


그토록 찾아 헤매던 그대의 소식을

→ 그토록 찾아 헤매던 그대 소식을

→ 그토록 찾아 헤매던 그대 이야기를

《송기원-마음속 붉은 꽃잎》(창작과비평사,1990)


  “그대 소식”이라고만 적으면 됩니다. ‘-의’를 붙일 일이 없습니다. ‘소식(消息)’은 그대로 쓸 만할 수 있지만, 순화용어 가운데 하나입니다. 고쳐써야 할 낱말이라는 뜻입니다. 이 글월에서는 ‘이야기’로 손봅니다.


은은한 푸른빛의 어여쁜 이 들꽃 이름이

→ 그윽히 푸르고 어여쁜 이 들꽃 이름이

→ 고요히 푸르고 어여쁜 이 들꽃 이름이

《이윤옥-창씨개명된 우리 풀꽃》(인물과사상사,2015) 5쪽


  ‘은은(隱隱)한’은 ‘그윽한’이나 ‘고요한’이나 ‘조용한’이나 ‘차분한’으로 손질합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토씨를 잘못 붙여서 뒷말을 꾸미려 하니 ‘-의’를 넣습니다. 들꽃 한 송이가 ‘그윽하’면서 ‘푸르’고 ‘어여쁘다’고 하니, ‘-고’라는 말을 넣어야지요.


털꽃개회나무 등은 모두 일본말의 영향이다

→ 털꽃개회나무 들은 모두 일본말 영향이다

→ 털꽃개회나무는 모두 일본말에서 왔다

《이윤옥-창씨개명된 우리 풀꽃》(인물과사상사,2015) 39쪽


  어떤 영향을 받는다면 “일본말 영향”처럼만 쓰면 됩니다. “태풍 영향으로”라든지 “아버지 영향으로”처럼 씁니다. ‘등(等)’은 ‘들’로 손보거나 아예 덥니다. ‘영향(影響)’은 그대로 두어도 되고, 앞말과 묶어서 “일본말에서 왔다”처럼 손질해도 됩니다. 4348.8.31.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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