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자라는 아이들
아이들하고 하루 내내 지내며 늘 지켜보기에 아이들이 얼마나 자라는가를 알 수 있다고는 느끼지 않는다. 늘 함께 있든 드문드문 보든, 마음으로 아끼려는 눈길일 적에 비로소 아이들 몸을 제대로 바라보거나 느끼는구나 하고 깨닫는다.
큰아이는 큰아이대로 날마다 더 빠르게 달리고 더 높이 뛰며 더 힘을 내어 심부름을 한다. 작은아이는 작은아이대로 날마다 더 날렵해지고 기운이 붙으며 씩씩하게 먼길을 걷는다.
골짝마실을 하고 난 뒤 신을 신기 앞서 발을 말리려고 바위에 걸터앉도록 하는데, 두 아이 모두 다리가 꽤 길어졌네 하고 느낀다. 새삼스럽지 않지만 새삼스럽다. 앞으로 더 길고 곧게 뻗는 팔다리가 되겠지. 요새는 두 아이를 씻기면서 ‘씻길 몸뚱이’가 나날이 커지는구나 하고 느낀다. 곧 큰아이는 혼자서도 야무지게 씻을 수 있을까. 4348.8.6.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