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래 18. 오늘 이곳에서 내 사진



  사진 한 장을 잘 찍든 못 찍든 대수롭지 않을 줄 느끼기 쉬울 수 있고,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제 막 한글을 익히는 아이가 글씨를 잘 쓰든 못 쓰든 대수롭지 않은 줄 안다면, 사진찍기도 이와 비슷하구나 하고 알아차립니다. 즐겁게 글놀이를 하다 보면 어느새 글쓰기가 재미있고, 글씨도 정갈하게 거듭납니다. 즐겁게 살림을 꾸리면서 사진을 찍다 보면 어느새 사진찍기가 재미있으며, 내 사진 한 장에 싱그러우면서 맑은 기운이 흐릅니다. 빨래를 널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는 오늘 이곳에서 사진을 찍습니다. 등허리를 톡톡 두들기면서 펴다가 하늘숨을 마시며 웃습니다. 4348.7.14.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사진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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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5-07-17 07:58   좋아요 0 | URL
저 이 사진 참 맘에 드네요. 여백을 살리신 것도 좋고, 정지된 화면이지만 빨래감의 움직임이 느껴지고요. 그 움직임때문에 보는 사람 마음도 펄럭이는 것 같은 효과를 주는 것도 좋아요.

숲노래 2015-07-17 08:32   좋아요 0 | URL
작은아이가 아직 기저귀를 대던 무렵 사진인데,
지난달에 전라도닷컴에 빨래 이야기를 쓰고 사진을 보내 주며
옛 사진을 뒤적이다가 문득 새롭게 보았어요.

이 사진을 찍을 적에,
바지랑대도, 구름도, 하늘도, 전깃줄도,
마당에 있는 후박나무도
참 잘 어울리네 하고 느껴서,
마당에 드러누워서 찍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