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 긴신에 물 들어갔어
산들보라가 긴신에 물이 들어갔으니 뻬 달라고 말한다. 나는 산들보라한테 “얘, 네가 신을 벗어서 털면 돼.” 하고 말한다. 그러나, 산들보라는 이렇게 못 한다. 어른으로서는 말로 하기 쉽지. 아이로서는 말을 고스란히 따라서 움직이기는 아직 어렵다. 그래도, 시늉을 낸다. 그래, 시늉을 내렴. 그렇게 하고 또 해야 신을 혼자 신고 벗을 뿐 아니라, 모든 일을 스스로 할 수 있어.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