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느티나무 둘레에



  아침에 군내버스를 타려고 이웃마을로 걸어간다. 한참 군내버스를 기다리는데, 논 한복판에 우뚝 선 커다란 느티나무에 여러 마을 아이들이 모인다. 아하, 이 아이들은 학교버스를 기다리려고 모이는구나. 면소재지에 있는 학교로 갈까, 아니면 읍내에 있는 학교로 갈까. 이 아이들은 학교를 다니는 동안 날마다 느티나무 둘레에 모일 테지.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마다 새로운 빛이 되고, 새로운 숨결이 되며, 새로운 바람이 흐르는 느티나무를 바라보면서 모일 테지. 언제나 느티나무를 가슴에 담는 아이들로 자랄 수 있기를 빈다. 4348.6.20.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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