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락날락 글쓰기
‘오직 글쓰기’만 할 수 없는 살림이요 삶이다 보니, 이 일을 하다가 살짝 글을 쓰고, 저 일을 하다가 조금 글을 쓴다. 새벽에 쌀을 씻어서 불린 뒤에 글을 쓰고, 마당을 쓸고 나서 글을 쓰며, 아이들 밑을 씻긴 뒤 글을 쓴다. 밥을 지어서 먹이고 글을 쓴다. 자전거마실이나 읍내마실을 다녀온 뒤에 글을 쓴다. 아이들을 씻기고 재운 뒤에 글을 쓴다. 여러모로 들락날락거리면서 조각글을 쓴다. 날마다 온갖 일을 부여잡고 애쓰는 틈틈이 토막글을 쓴다. 4348.6.2.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