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보라는 아버지 따라갈래



  낮에 뒤꼍에 올라서 풀내음을 맡으면서 햇볕을 쬔다. 얼마쯤 이렇게 있자니 작은아이가 아버지를 찾아 뒤꼍으로 올라온다. 작은아이는 늘 아버지를 곰곰이 지켜본다. 마당에 나가든 부엌에서 도마질을 하든 책을 읽든 으레 아버지 꽁무니를 좇는다. 아버지가 마당에 나간 뒤 한참 안 보이니 궁금해서 두리번거리다가 뒤꼍으로 오는구나 싶다. 아버지가 뒤꼍에서 해바라기를 하는 모습을 보고는 조그마한 목소리로 “아하, 아버지 여기 있구나. 나도 올라가야지.” 하면서 생글생글 웃는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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