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는 언제나


  새벽에는 언제나 아주 일찍 일어나려고 한다. 그래야 쌀을 씻어서 불릴 수 있으니까. 겨울이라면 밤에 쌀을 씻어서 불리나, 따뜻한 봄과 더운 여름에는 새벽에 쌀을 씻어서 불린다.

  멧새와 들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들으면서 쌀을 씻는다. 새벽녘부터 하나둘 사라지는 개구리 노랫소리를 아련하게 떠올리면서 쌀을 씻는다. 해가 솟으면서 퍼지는 빛살과 볕을 고루 느끼면서 쌀을 씻는다. 싱그러이 부는 살풋한 바람을 받으면서 쌀을 씻는다.

  이 쌀을 끓여서 밥을 지으면 맛나겠지. 몸을 살리고, 마음을 북돋운다. 마음에 따순 생각이 자라도록 몸에 예쁜 밥을 베푼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면 언제나 기쁘면서 푸른 마음이 된다. 4348.5.16.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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