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글게 쓰는 우리 말

 (1610) 양념가루(가루양념)


분말(粉末) = 가루

스프 : x

수프(soup) : 고기나 야채 따위를 삶아서 낸 즙에 소금, 후추 따위로 맛을 더한 서양 요리

양념 : 맛을 돋우려고 쓰는 재료를 통틀어 이르는 말

soup base



  라면마다 ‘분말스프’가 들었습니다. 그냥 ‘스프’라고만 쓰기도 합니다. 그런데, ‘스프’로 적으면 올바르지 않습니다. 한글로는 ‘수프’라고 적어야 올바릅니다. 라면에 넣는 ‘분말스프(스프)’는 영어로 ‘soup base’를 줄여서 쓴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분말수프베이스’를 줄여서 쓰는 셈인데, 라면을 만드는 회사 가운데 ‘분말스프’ 아닌 ‘분말수프’로 적는 곳은 거의 없다고 느낍니다.


  어느 모로 본다면 “끓여서 먹는 국물”은 ‘수프’라 하고, “라면을 끓일 때에 양념을 하는 가루”는 ‘스프’라고 여긴다고 할 만합니다. 라면 회사에서는 ‘스프’와 ‘수프’를 아예 다른 것으로 여겨서 둘을 다르게 적는다고 볼 만합니다.


 분말스프 = 분말 + 스프 → 가루 + 양념


  한국말사전을 찾아봅니다. ‘분말’은 한자말입니다. 이 낱말은 ‘가루’로 고쳐쓰라고 밝힙니다. 그러니까, 라면에 넣는 ‘분말스프’는 먼저 ‘가루스프’로 바로잡아야 합니다.


 가루양념 . 양념가루


  가루로 되어서 맛을 더할 적에 쓰는 ‘분말스프’입니다. 그러니, ‘가루로 된 양념’이라든지 ‘양념 구실을 하는 가루’인 셈입니다. 가루로 된 양념이라고 여기면 ‘가루양념’이라 할 수 있고, 양념 구실을 하는 가루라고 여기면 ‘양념가루’라 할 수 있어요.


  ‘양념가루’나 ‘가루양념’이라는 낱말은 한국말사전에 안 오릅니다. 그렇지만, 이 낱말을 쓰는 사람이 제법 있고, 양념가루를 만들어서 파는 회사도 있어요. 라면 회사에서도 앞으로 ‘양념가루·가루양념’이라는 낱말을 받아들여서 ‘분말스프’와 같은 어수룩한 낱말을 손질할 수 있을까요? 4348.5.2.흙.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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