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되었다고 여겨 두 손 치켜들다가



  새로운 책으로 내놓을 글을 모두 고쳐썼다. 이제 다 되었다고 여겨 두 손 치켜들면서 내가 나한테 ‘참 잘했어요!’ 하고 말해 주려다가, 한 번 더 처음부터 끝까지 다시 읽으면서 ‘잘못 쓴 곳’이나 ‘빠뜨린 곳’이 있는지 살피자고 생각한다. 어차피 내가 나한테 들려줄 말이라면, 한 번 더 살피고 나서 해도 좋으리라 느낀다. 이리하여, 이렇게 생각하면서 찬찬히 살피는데, 더 손질해야 할 곳이 나온다. 한 번 더 읽지 않고 출판사에 이대로 보냈다면 어떠했을까. 꽤나 부끄럽다. 교정이나 교열을 할 적에 한 번 보고 또 한 번 보고 새로 한 번 보기를 늘 되풀이하는데, 책 한 권으로 나올 글이라면, 거듭거듭 새로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다시금 느낀다. 이럭저럭 새롭게 손질을 마쳤으니, 이제 푹 자고 나서 아침에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더 살펴보자. 한 번 더 살피면 기쁘게 손질할 곳이 새삼스레 보이리라. 4348.3.8.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삶과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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