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와 함께 촛불보기



  오늘부터 두 아이와 함께 촛불보기를 한다. 며칠 앞서부터 큰아이하고는 먼저 촛불보기를 했다. 지난주까지는 혼자 촛불보기를 했는데 아이들하고도 함께 해야겠다고 느껴서 마땅한 때를 헤아리다가, 낮에 한 차례 저녁에 다시 한 차례 하기로 한다. 낮에는 작은아이가 낮잠을 잘 무렵을 골라서 한다. 작은아이는 자전거마실을 하면 수레에서 잠드는데, 수레에서 잠들면 꼭 집에 닿을 무렵 다시 깨니까 낮잠이 모자라다. 저녁에 촛불보기를 다시 하면, 이때에는 큰아이가 사르르 잠이 든다. 오늘 낮에 촛불보기를 하니, 큰아이는 끝까지 야무지게 잘 하고, 작은아이는 살몃살몃 잠들 듯하다가 몸을 나한테 맡기고 깊이 잠든다. 잠자리에서 자장노래를 부르는 하루는 이제 끝이 나는구나. 이제는 잠자리에 앞서 촛불을 보면서 생각을 물로 녹이도록 하고, 잠자리에 누워서는 하늘에 있는 별을 몸으로 받아들이도록 그림을 그리자. 고요하면서 차분하게 아이들과 누리는 하루는 얼마든지 즐겁게 지을 수 있다. 4348.2.25.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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