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와 마실길



  고흥에서 두 아이를 데리고 마실을 간다. 설을 앞두고 인천으로 간다. 인천에 계신 큰아버지를 뵈러 간다. 그러고 나서 일산에 계신 할머니와 할아버지와 이모와 이모부와 삼촌을 뵈어야지. 아이들은 꽤 먼 마실길을 가야 하지만 즐겁다. 광주로 가는 시외버스에서는 꾸벅꾸벅 졸다가 자더니, 광주에서 물을 빼고 물을 넣고 솜사탕을 먹더니 새롭게 기운이 나는 듯하다. 노래를 하고 춤을 춘다. 멋지면서 즐거운 마실이 되는구나 싶다. 버스 일꾼이 문득 묻는다. “아이 둘 데리고 힘들지요?” “그냥 재미나게 다녀요.” 재미나게 다니면, 시외버스가 고속도로에서 싱싱 달리며 흔들흔들 춤을 출 적에 우리도 함께 춤을 춘다. 버스가 기울어지는 결에 맞추어 우리도 몸을 기울면서 까르르 웃는다. 우리는 즐겁게 고흥집을 나섰고, 다 같이 기쁘게 인천집과 일산집에서 사랑스러운 어른들을 뵐 생각이다. 4348.2.5.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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