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랑 놀자 95] 좋아요



  한국말사전을 보면, ‘좋다’라는 한국말을 “대상의 성질이나 내용 따위가 보통 이상의 수준이어서 만족할 만하다”로 풀이합니다. 그렇구나 하고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어쩐지 아쉽습니다. 사람들이 널리 쓰는 낱말이요, 우리 마음에서 피어나는 즐거움이나 기쁨을 나타내는 낱말인데 이렇게 멋없이 말풀이를 달아도 되나 궁금합니다. 한영사전을 보면 ‘좋다’를 “good, fine, nice, better, superior”처럼 풀이합니다. 그러네 하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빙그레 웃습니다. 영어로 이 낱말과 저 낱말을 헤아리니 ‘좋다’라는 한국말은 여러모로 즐거우면서 사랑스럽기까지 하구나 싶습니다. 인터넷이 널리 퍼진 오늘날, 이곳저곳에서 ‘추천(推薦)’이나 ‘공감(共感)’을 눌러서 어떤 글이나 사진이 널리 사랑받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말뜻을 헤아리면, 한자말 ‘추천’은 ‘밀어주기’를 가리키고, ‘공감’은 ‘한마음’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여러 곳에서 ‘좋아요’라는 한국말을 씁니다. 어느 글이 마음에 들어 ‘밀어주기’를 해도 나쁘지 않으나, 이보다는 ‘한마음’이 되어 읽을 적이 괜찮구나 싶고, ‘좋다’고 느끼면서 기쁜 마음을 드러낼 때에 사랑스럽구나 싶습니다. 좋아하는 마음이란 서로 아끼는 숨결입니다. 좋아하기에 부르는 노래는 서로 보살피는 손길입니다. 4347.11.25.불.ㅎㄲㅅㄱ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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