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967) 그녀 43 : 그녀 → 수전 손택


수전 손택의 지적은 그리하여 적절하다. 그녀는 덧붙였다

《노순택-사진의 털》(씨네21북스,2013) 73쪽


 그녀는 덧붙였다

→ 수전 손택은 덧붙였다

→ 그는 덧붙였다

→ 그리고 덧붙였다

→ 여기에 덧붙였다

 …



  이 글월은 글짜임이 엉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녀’라는 일본말을 쓰기도 했지만, 이와 맞물려 ‘-의’를 넣어 일본 말투가 되었고, ‘그리하여’를 글 사이에 집어넣습니다. 세 가지가 뒤섞여 뒤죽박죽 글이 됩니다.


  그런데 이런 뒤죽박죽 글을 받는 편집자가 글을 제대로 다루지 못합니다. 올바로 쓰지 못한 글은 올바로 다스려야 할 텐데, 한국에는 이런 일을 하는 편집자를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독자도 이와 같아요. 올바르지 못한 글을 읽고 나서 ‘왜 글을 이렇게 쓰나요?’ 하고 묻거나 따지는 독자가 아주 드뭅니다.


  이 보기글은 한자말을 그대로 두더라도, 글짜임만큼은 “그리하여 수전 손택은 적절하게 지적했다. 그리고 덧붙였다”쯤으로 고쳐야겠습니다. 4347.7.22.불.ㅎㄲㅅㄱ



* 보기글 새로 쓰기

그리하여 수전 손택은 올바로 건드렸다. 그리고 덧붙였다


‘그리하여’는 글 사이에 넣지 못합니다. 글 앞에 넣어야 합니다. “수전 손택의 지적(指摘)은 적절(適切)하다”는 ‘-의’를 쓴 번역 말투나 일본 말투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말투는 “수전 손택은 적절하게 지적했다”로 바로잡은 뒤, “수전 손택은 알맞게 다루었다”나 “수전 손택은 올바로 건드렸다”로 손질합니다. ‘적절하다’는 “꼭 알맞다”를 뜻하는 한자말이고, ‘지적’은 “꼭 집어서 가리킴”을 뜻하는 한자말입니다.


(최종규 . 2014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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